방 탈출 게임
박은주(학술정보팀)
일생 고독한 팔자라면서 생명선은 억수로 길어
도망칠 궁리에 손바닥을 긁어냈어
수명은 조금 줄고 고독은 여전히 따가워서
탈출에 성공해도 안심할 수 없지
다음 열쇠는 더 어려우니까
약을 쓸수록 점점 독한 약을 찾아다니듯
쉼표처럼 칼집이 남은 손바닥
어지러운 인연이 부표처럼 스며들고
몸 안에 힌트 없는 꿈만 남아 세균이 번식하는 방식으로
방에서 방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수명은 더 줄고 고독은 덜 따가워서
탈출한 것인지 추방당한 것인지
방 하나를 나와 보니 또 다른 방
정답은 없어
문이 열리면 그게 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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