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저지르고도 당당한 ‘촉법소년’, 이대로 괜찮을까
범죄 저지르고도 당당한 ‘촉법소년’, 이대로 괜찮을까
  • 임지원
  • 승인 2021.10.08 16:21
  • 조회수 5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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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랑 교수 “강화된 처벌보다 환경 개선이 우선”
▲법원통계월보 자료 재구성(그래프=임지원)
▲법원통계월보 자료 재구성(그래프=임지원)

최근 형사미성년자(이하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면서 해당 연령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촉법소년이란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만 10세부터 14세 미만 청소년을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상은 보호 처분으로 처벌을 대신하며,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지난 2018년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동기 대비 촉법소년의 비율이 3,167명에서 3,416명으로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12.1% 감소 117.0% 증가125.0% 감소 1314.7% 증가로 13세의 범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절도는 감소하고 폭력·지능범죄가 증가하는 등 유형별 범죄소년 현황과 유사하게 증가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촉법소년으로 처리된 건수는 20166,834, 20177,665, 20189,334, 20199,376, 2020년에는 10,112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지난 5년간 촉법소년의 범죄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촉법소년 연령을 12세로 인하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청소년 범죄가 날로 잔혹해지고 있지만, 형사처벌을 받는 연령이 높아 처벌을 피해가는 데 대한 사회적 공분이 거세자 대안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본교 경찰학과 박미랑 교수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환경을 개선해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촉법소년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도 뒤따라 나왔다. 박 교수는 청소년 범죄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촉법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해당 범죄 대상 범위가 넓어졌고 뉴스 보도에 많이 나와 청소년 범죄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촉법소년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촉법소년이 아닌 소년 사범에 해당하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법률을 위반해 수사기관에 입건된 만 19세 미만인 자로 촉법소년의 대상은 아니지만 만 14세 이상인 미성년자도 포함된다. 소년보호 사건 송치 건수는 201237,193건에서 201524,999건으로 감소하다 그 이후로 큰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주요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범죄소년(14~18)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27명에서 32,291명으로 8.9% 감소했다. 유형별로 2018년 대비 2020년 신체적 폭력 유형인 폭력범강력범 인원은 감소했으나, 지능범특별법범은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 도박마약은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재범률은 33.8%2017년 이후 34%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재범자 중 3범 이상이 50.8%를 차지하고 강력범인 강도의 재범률은 평균 63.4%로 높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미디어가 정확한 걸 짚어주지 않은 채 사람들한테 범죄가 악랄해지고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심어주는 것은 문제라며촉법소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화하기보단 교화를 도와줄 수 있도록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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