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범벅,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나?
‘PPL’범벅,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나?
  • 임지원
  • 승인 2021.12.13 16:00
  • 조회수 2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속된 논란에도 경제효과 끊이지 않아
▲SBS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에서 PPL이 등장하는 장면(사진=SBS)
▲SBS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에서 PPL이 등장하는 장면(사진=SBS)

최근 tvN 드라마 <지리산>에서 산속에서 활동하는 주인공들이 특정 브랜드 샌드위치를 먹는 PPL(간접광고)이 논란이다. 이는 무분별한 PPL로 드라마의 몰입도를 깨는 불편함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단기적인 광고 수익에 목매야 하는 국내 드라마의 제작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PPL은 드라마와 영화 등 각종 콘텐츠에 기업의 제품을 배경이나 소품으로 등장시켜 소비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자사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2010년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상파 방송에 대해 간접광고가 허용되면서 브랜드 로고의 직접 노출이 가능하게 됐다.

과도해지는 PPL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6년에 실시한 시청자의 PPL 인식과 광고효과 조사에 따르면, ‘PPL에 대한 거부감과 관련된 질문에 응답자 49%‘PPL이 등장하면 약간 거부감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PPL이 과도해지는 원인은 협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광고주의 입김이 세진 것이다. 기업의 광고를 받아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작 드라마일수록 PPL이 자주 등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프로그램 제작 지원부터 시작해 PPL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방영한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한 회에서만 커피 멀티밤 뷰티 디바이스 카페 김치 치킨 시리얼 등 7개 이상의 PPL을 노출했다. 해당 광고들은 드라마 흐름과 맞지 않는 대사로 연결돼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경고를 받았다.

지속된 논란에도 PPL의 경제효과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에 방영된 JTBC 드라마<멜로가 체질>에서 간접광고로 노출된 치킨 브랜드의 매출이 평균 1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회에 등장한 일부 메뉴의 판매량은 125%까지 급증했다. 제일기획에서 매년 실시한 전국 남녀 14~59세를 대상으로 한 연례 조사에서도 ‘PPL 시청 후 추가 검색 상황에 대해 응답자 45.1%가 간접광고 시청 후 추가 검색을 했다고 답했다.

정치언론학과 유현중 교수는 국내 드라마 제작 구조에 대해 산업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라며 광고주와 제작사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거대 OTT 시장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시스템을 국내 실정에 맞게 돌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임지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