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소금] 캠퍼스의 적막을 깨다
[빛과소금] 캠퍼스의 적막을 깨다
  • 한남대신문
  • 승인 2022.04.05 16:57
  • 조회수 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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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과 조용훈 교수
▲기독교학과 조용훈 교수

캠퍼스에 봄이 왔다. 대학생들의 요란한 웃음소리와 함께. 올 봄이 특별한 이유는 지난 두 해 동안 보았던 적막한 캠퍼스의 봄과는 완전히 다른 봄풍경 때문이다. 그간 캠퍼스의 봄이 벚꽃과 목련, 개나리만의 반쪽짜리 봄이었다면 이번엔 대학생들의 웃음꽃과 함께 온 온전한 봄이다. 그렇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캠퍼스 주인공인 대학생들. 만약 그들이 없다면 이 넓은 캠퍼스는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들이 있다면 캠퍼스가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겠나. 이렇게 아름다운 봄소식을 들고서 캠퍼스를 가득채운 대학생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양 손을 들어 환영한다. 

 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세대를 가리켜 ‘코로나 세대’라 한다. 지난 이 년 동안 대면수업과 캠퍼스생활을 못한 3-4학년 학생들만 아니다. 졸업장만 받고 캠퍼스를 떠난 졸업생들도 포함된다. 그들 모두는 학업만 아니라 취업과 진로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트라우마로 평생 고통당할지도 모른다. 

 이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 위로와 격려가 아닐까? 너희는 혼자가 아니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은 아닐까?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는 팬데믹 재난에서 용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일이다. 감염의 공포를 견디고 마침내 이겨낸 것만으로도 인정받아야 한다. 실망스런 모습을 보더라도 너무 기분 나빠 할 일이 아니다. 

 다시 찾은 캠퍼스 생활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은 대학생 자신들의 몫이다. 내 개인적 경험에 기초해 보건데, 슬기로운 대학생활이란 무엇보다 추억과 낭만 그리고 사랑의 시간들 아닐까? 나중 인생을 행복하게 할 자원은 졸업장이 아니라 낭만과 사랑의 추억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평생의 친구를 한 둘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남녀 간의 애정만 아니라 우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기쁨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간 억지로 했던 입시공부에서 벗어나 드디어 읽고 싶은 책,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교육과정이 아닌가. 

 끝으로 한 번 쯤은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면 좋을지 진지한 물음과도 씨름해보면 좋겠다. 구약성서 전도서(11장)는 이렇게 권한다. “젊은이여, 네 젊음을 잘 선용하여라.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보아라. 좋아 보이는 것이 있거든 그것도 추구해 보아라. 그러나 네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일이 다 괜찮은 것은 아니며, 네가 추구한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 해명해야 할 날이 온다는 사실이다”(메시지성경) 당분간은 팬데믹 같은 재난과 고통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세월은 빠르게 흐를 테고, 청춘도 금세 지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창조주를 기억하고, 가능하다면 그분을 즐거워하며 살 수 있다면 틀림없이 슬기로운 대학생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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