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소금] 본교의 창학정신
[빛과소금] 본교의 창학정신
  • 한남대신문
  • 승인 2022.06.09 14:12
  • 조회수 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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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기독교학과 최영근 교수
본교 기독교학과 최영근 교수

 

올해 한남대학교는 개교 66주년을 맞았다. 우리 대학은 국가와 사회와 교회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길러낼 목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열악한 시대적 여건 속에서도 미국 남장로회가 혼신의 힘을 다해 1956년에 설립한 대학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초토화된 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너진 사회를 다시 일으키고 어둠 속에 헤매는 사람들을 이끌어 나갈 훌륭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었다. 
 본교를 설립한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들은 1892년에 한국선교를 시작한 이래로 전도와 교육과 의료선교를 중심으로 한국의 가장 열악한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하면서 교회와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사실 미국 남장로회가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분야는 교육이었다. 남장로회 선교사들 가운데 복음전도자(136명, 35%)와 의료선교사(102명, 26.4%) 비율보다 교육선교사(149명, 38.6%)의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에서도 이러한 점은 쉽게 확인된다. 그들에게 있어서 교육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지성과 인성을 갖춘 봉사하는 지도자를 길러내어 이웃과 사회를 섬기고, 교회를 이끌어 나가게 할 중요한 사명이었다.  
한남대학교 설립위원장이며 초대 학장이었던 인돈 박사는 1912년에 내한하여 1960년까지 한국에서 48년간 활동하며, 주로 교육선교의 분야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남장로회 미션스쿨의 정책과 방향을 이끌어 나갔고, 해방 이후 남장로회가 추진한 대학설립의 책임을 맡았다. 이미 일제강점기인 1924년에 인돈은 선교회의 교육선교가 한국에서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한국인들을 위한 일본의 교육 목적은 오로지 일본제국의 충성스러운 신민(臣民)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일본 천황의 독실한 숭배자로 길러내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날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봉사는 한국의 자녀들을 기독교 학교에서 교육하는 특권을 주는 것입니다. 남녀 학생들을 좋은 시설이 갖추어진 기독교 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입시다” 일제의 교육이념인 일본 천황에 충성하는 노예를 만드는 교육이 아닌 기독교의 진리 안에서 참된 자유의 정신을 기르고, 제국주의가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인물을 길러내는 진정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그는 믿었다. 그것이 한국을 위한 최고의 봉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남장로회의 교육선교는 교회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길러내는 측면에서도 중요했지만, 한국사회를 이끌어 나갈 건강한 인재를 길러내는 차원에서도 대단히 중요했다. 
 해방 이후에도 교육선교의 필요는 컸다. 오랫동안 식민통치를 받으며 무너진 사회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재양성이 중요했다. 훌륭한 나라, 건강한 사회, 건전한 문화, 행복한 삶은 진실하고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지성(실력)과 인성(인격)을 겸비한, 봉사하는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여겼다. 실력은 있지만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사회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고, 실력은 있지만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은 사회를 타락시킬 것이다. 그들은 공부를 통해 실력을 갖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인격을 갖추어 품격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보았다. 실력에 더해 인격이 갖춰진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가꾸어 나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정을 잘 살피고, 이웃을 존중하고 섬기며,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지도자는 지성과 인성을 갖춘 봉사하는 지도자이고, 이러한 인재는 반드시 기독교의 신앙과 정신 안에서 길러질 수 있다고 믿었다. 본교가 교훈으로 삼고 있는 진리, 자유, 봉사는 바로 이러한 교육이념을 담고 있다. 참된 교육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고, 이기심과 정신적, 물질적 타락으로부터 자신과 사회를 자유롭게 하고, 나아가 이웃과 사회, 그리고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봉사의 삶을 사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한남대학교의 창학정신이다. 
 개교 66주년을 맞는 올해, 한남대학교의 창학정신을 되새기면서, 우리사회를 건강하고 바르게 세워 나갈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한남인들이 다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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