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부터 쇼호스트까지, ‘가상인간’ 시장 열기
배우부터 쇼호스트까지, ‘가상인간’ 시장 열기
  • 이지은
  • 승인 2022.06.09 14:12
  • 조회수 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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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 세계 650조 원 규모로 성장 예상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 (사진=롯데홈쇼핑)

 지난 4월, 가상 인간이 정식 배역을 맡은 드라마가 최초 방영됐다. 처음으로 국내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진 여성 가수가 배우로 등장한 것이다. 이전 가상 인간의 영역은 광고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그쳤지만, 최근엔 배우뿐만 아니라 쇼호스트와 예술가, 모델까지 한층 확대됐다. 가상 인간 기술이 발전해 우리 삶에 흡수될수록,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웹드라마에 가상 인간 ‘제인’이 출연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아들어 실제 사람과 구분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 기술은 딥리얼 AI(Deep Real AI)가 바탕이 됐다. 딥리얼 AI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실사형 가상 인물 이미지를 만들어 직접 촬영한 영상에 합성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AI 서비스다. 국내 가수들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입 모양 및 표정, 모습 등을 구현한다. 인물을 긴 시간 동안 제작하고 프레임 단위로 이미지를 조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고효율 자동화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성별 또는 인종에 상관없이 실제 같은 얼굴을 디자인하고 타겟 영상 얼굴을 참조해 가상 인물의 몸짓을 다룬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이 선보인 가상 인간 ‘루시’는 신입 쇼호스트로 데뷔했다. 루시도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 얼굴을 합성해 움직임 및 음성의 고도화를 거쳐 만들어졌다. 

 지난해 국내 최초 AI 과학 커뮤니케이터 다온(DA:ON)은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해설사로 활동했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기존 가상 인간과 달리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녹아들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말을 듣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지능 기술이 구현돼 있으며, 지식 기반 질의응답기술, 립싱크, 챗봇 기술들이 적용돼있다.

지난 2월 LG는 세계 첫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를 공개했다. 틸다는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해 이전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고 인간과 소통할 수 있다. 글자를 넘어 시각 분야로 창작범위를 확대한 최초의 사례다.

 하지만 한계도 여전히 존재한다. 쌍방향 소통 시대인 요즘, 가상 인간은 팬들과의 교감 및 친밀감과 감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작용한다. 최근 탄생한 가상 인간 대부분이 마른 체형을 가진 미모의 20대 여성이라는 점에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가 식품 브랜드 모델로 선정된 데에 누리꾼들은 새롭다는 반응과 불쾌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연예인들의 높은 광고료 대신 가상 인간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과 변화의 시대라지만 살아있는 사람이 출연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비대면 활동이 증가해 디지털 감수성이 높아진 현재, 가상 인간이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사람과 공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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