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국내 유업계 ‘위기’
저출산으로 국내 유업계 ‘위기’
  • 유정수
  • 승인 2022.12.15 16:33
  • 조회수 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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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시장 절반 이상 ‘수입 우유’ 차지

 국내 유업계가 저출산으로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값싼 수입 유제품에 시장 경쟁력마저 줄어 더이상 유제품 사업만으로 살아남기 어려워졌다. 이는 우유의 고정 소비처인 학교와 군대의 인원이 감소로 이뤄졌다. 2000년 60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2021년 20만 명대로 감소했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1년 36.6kg이던 1인 우유 소비량이 2021년 32.0kg으로 줄었다. 
 저렴한 수입 우유 역시 국내 유업계의 위기 요인이다. 수입 멸균 우유는 리터당 1300~15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국산 우유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더불어 보관기관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수입 우유는 2022년 국내 유제품 시장에 53.9%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수입량이 1만 4675톤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산 원윳값과 원부자재의 가격 인상은 기업들을 힘들게 했다. 생산 단가의 인상으로 수익성 또한 저하된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오른 우윳값을 보고 발을 돌렸다.
 관계자들은 “출산율 감소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감소 폭이 커졌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최근 값싼 수입 유제품이 점유율을 높여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제품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 되자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건강기능식품, 환자식인 케이푸드, 단백질 음료 출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우유 사업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다. 매일유업은 2018년 ‘셀렉스’ 브랜드를 론칭해 누적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남양유업은 건강기능식품과 케어푸드, 단백질 음료 등 다른 연령층을 공략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등 유업계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45년 전통을 가진 푸르밀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다각화 사업에 손을 뻗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우유 사업 대신 커피를 신사업으로 올해 4월 초 RTD 컵커피 ‘마리아 라떼’를 출시했지만, 매출이 부진했다. 이후 여러 회사와 매각을 논의했지만, 모두 무산되며 폐업 논란까지 일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푸르밀 사태는 유업계가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실상”이라며 “국내에서 유업체는 사라지고 전부 종합식품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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