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실종’의 선택과 집중
‘평균 실종’의 선택과 집중
  • 이지은
  • 승인 2022.12.15 16:33
  • 조회수 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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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소비 ‘짠테크’ 열풍, 동시에 ‘스몰 럭셔리’ 수요 증가
김난도교수, 다양한 통곗값 활용하는 자세 필요

 

2023년 트렌드 '평균실종'의 원인인 양극화, N극화, 단극화 (사진= 다이티 블로그)
2023년 트렌드 '평균실종'의 원인인 양극화, N극화, 단극화 (사진= 다이티 블로그)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가 2023년 핵심 트렌드로 ‘평균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을 제시했다. 이는 빈부격차와 사회 갈등 및 다변화에 따른 양극화·N극화·단극화를 이유로, 사회에서 평균이라는 기준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과 초저가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는 양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평균적인 대중을 주 대상으로 삼지 않고, 한 사람을 겨냥한 뾰족한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평균 실종’ 트렌드는 시장과 사회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가치관과 삶에서 그간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형성이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회를 대표하는 평균값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대푯값으로서 평균이 유의미하려면 해당 모집단이 정규분포를 이뤄야 하는데, 사회 각 분야에서 분포의 정규성이 왜곡되고 있다. 평균이 기준성을 잃는 이유는 ▲양극화 ▲N극화 ▲단극화로 분류할 수 있다.
 ‘양극화’는 양극의 두 집단으로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자본주의가 부익부 빈익빈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코로나19가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회 각 영역에서 양극화가 가속화됐다. 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는 소비자가 필요 없는 지출을 줄이고 양극단으로 자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식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아낀 비용으로 1박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찾는 모순에서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미국판 다이소 달러트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78%, 43% 상승했지만, 대형 마트 체인 월마트는 18.2% 감소했다. 이같이 아주 비싸거나 싸지 않은 중간대의 가격이 발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N극화’는 N개의 빈도로 극단적으로 다양하게 분포하며, 개별값이 산재하는 양상을 의미한다, 각종 소셜미디어를 바탕으로 표준집단이 다원화되고 개인 맞춤화 경향이 강해지며 시장의 전형성이 사라진 것이다. 일례로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의 연동 앱 옵스큐리파이(Obscurify)를 들 수 있다. 스포티파이 이용 기록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음악 취향을 분석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비교해 ‘모호성 등급’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이 얼마나 독특한지 알 수 있어 인기 순위 등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개성과 특별함을 추구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단극화’는 블랙홀처럼 모두를 한 곳으로 끌어당기는 현상이다. 규모의 효율에 좌지우지되는 플랫폼 경제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승자독식의 쏠림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구글이 1998년 미국 내 검색 점유율 0%에서, 작년엔 92.49%로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한 것이 그 일례다. 이 같은 극단 상황에서 평균값은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다.
 이제 평균의 시대는 저물고 개개인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김난도 교수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료를 설명하는 다양한 통곗값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난함과 적당함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양극에서 한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정하는 ‘양자택일’ 전략, 소수에게 최적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을 권하고 있다. 평균을 능가하는 차별점으로 참신하게 무장할 때, 불경기로 정체된 시장에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앞으로 소비자 개인과 사회가 양극단으로 치닫고 중간 지대의 기성 제품들은 사라질 것”이라며, “기업이 혁신을 통해 고품질 저가 제품을 개발하고, 장인 정신이 깃든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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