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그들도 한 때 꽃다운 소녀였다
위안부, 그들도 한 때 꽃다운 소녀였다
  • 미디어 한남
  • 승인 2018.10.23 16:19
  • 조회수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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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캔스피크 영어연설
아이캔스피크 영어연설

 

 

일본군 '위안부'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전선에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했던 여성들을 말힌다. 지금까지 위안부 소재 영화들은 희생자로서의 여성에 주목했었다. 위안부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 귀향은 지극히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여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귀향1
귀향1
귀향2
귀향2

 

 

민원 제기하는 옥분
민원 제기하는 옥분

 

그러나 아이 캔 스피크는 나옥분(나문희) 할머니를 단지 희생자로서만 그리지 않는다. 그녀의 첫 등장은 어느 동네에나 한두 명쯤 있을 법한 민폐 민원인의 모습이다. 명진구청에 새롭게 건축 민원실로 발령 받은 민재(이제훈)가 박카스를 돌리고 구청 업무를 시작하려 하는데 갑자기 검은 우비를 쓴 이가 나타난다. 그녀는 구청직원들에게 도깨비 할매로 불린다. 항상 구청에 수많은 민원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는 이번엔 누군가 비 오는 날마다 오줌을 누는 척하면서 황산을 건물 철근에 뿌리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 하러 왔다. 발령 받은 첫 날부터 민재는 옥분에게 제대로 찍히게 된다. 절차 따윈 생략하고 일단 빨리 해달라는 옥분에게 이젠 구청에 서류 작성과 번호표 뽑기를 해야 한다며 말한 덕에 말이다. 그 이후 옥분은 절차를 다 지켜가면서 거의 사전만한 양의 민원서류를 제출한다. 결국 민재는 옥분의 민원을 혼자서 다 처리하게 된다.

영어 배우는 옥분
영어 배우는 옥분

 

어느 날, 옥분은 건망증이 심해진 친구 정심(손숙)을 보며 영어를 배워 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옥분이지만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느려 결국 학원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 직후 우연히 민재의 영어 실력을 보고는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애걸복걸한다. 처음에는 거절 하지만 자기 동생 영재(성유빈)을 챙겨주는 옥분을 보며 주 3회 영어를 가르치기로 한다.

무덤 앞 옥분
무덤 앞 옥분

 

옥분은 가게를 잠시 휴업을 낸 뒤 치매에 걸린 친구 정심의 병문안을 간다. 정심이 열심히 영어를 배워서 말하고 싶었던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만행을 말하지 못하게 되자 옥분은 울부짖는다. 몇 차례 재방문을 하던 중, 옥분에게 기자가 찾아오고 그는 미국 하원 의원이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HR121)을 제출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전까지는 줄곧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숨겨왔던 옥분이지만 결국 옥분은 정심 대신 자신이 말할 것을 다짐한다. 이로써 옥분은 대대로 뉴스에 보도되고, 시장 사람들과 구청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이후 옥분은 어머니의 무덤 앞으로 가 욕 봤다(고생했구나).’ 그 한마디를 안 하고 어쩜 그렇게 딸을 수치스럽게만 여기고 동생 앞날만을 막을까 봐 전전긍긍했냐며 한탄한다. 옥분은 민재에게 자신이 여태까지 한 영어 공부가 정심 대신에 위안부 피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한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그 후, 옥분은 워싱턴 D.C.로 떠나고 민재는 7급 공무원 시험을 본다. 그러나 옥분이 한국정부에 위안부 피해자 신고를 하지 않아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청문회가 미루어지고 만다. 이 소식을 들은 민재는 명진구청에서 서명을 받으며 옥분의 위안부 피해자 신고를 돕고, 구청장을 설득하여서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된다.

연설 장면
연설 장면
옥분의 배 흉터
옥분의 배 흉터

 

그렇게 옥분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연설을 하게 된다. 네덜란드에서 온 위안부 피해자 미첼(마티 테리)의 연설 후 옥분의 차례가 온다. 하지만 긴장해서인지 원래 정심이 연설하려던 원고를 쥔 옥분은 말이 나오지 않고, 옥분의 한국 일행도 덩달아 긴장을 한다. 의장이 증언할 수 있느냐(Can you testify?)고 물어보자 영화 제목처럼 말 할 수 있다(Yes, I Can Speak.)고 대답을 하긴 하지만 막상 연단에 선 뒤 차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민재가 청문회장에 난입해서 “How are you 옥분?”이라고 외치고 그에 놀란 옥분은 반사적으로 “I’m fine, and you?”라고 대답한다. 옥분의 일행의 도움으로 민재는 일행으로서 청문회에 참석하게 되고, 그가 가져온 옥분의 위안부 시절 사진이 증거로써 의장에게 제출한다. 그리고 마음을 먹은 옥분은 일본군의 만행에 상처가 나 흉터로 가득한 자신의 배를 보여주고, 청문회는 경악하며 웅성대기 시작한다.

대사
대사

 

옥분의 연설은 미첼을 비롯하여 회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을 감명시키고 연설이 끝난 후 모두 기립박수를 치며 연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

수놓는 옥분과 정심
수놓는 옥분과 정심

 

이 영화는 2007년 미국 하원 결의안 청문회에서 증언했던 이용수, 김군자 할머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꽃다운 나이의 소녀들. 어째서 그들은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가 비참함과 공포를 느껴야만 했을까? 그 시절을 단순히 슬프다라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나옥분 할머니의 몸에 새겨진 상처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상처를 대변한다. 공포에 떨었던 수용소에서 친구와 수놓던 빨간색 실과 초록색 실은 표현할 수조차 없는 아픔과 동시에 평화롭고 싶은 마음을 대변한다. 위로가 필요한 상황 속에서 가족에게마저 외면 받았을 위안부 할머님들의 슬픔을 느끼며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 또한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해본다.

이전까지의 피해자 관련 영화와 달리 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위안부 피해자가 겪은 일을 상세하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연출했다. <아이캔스피크>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하고자 하는 말, 일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고 따끔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더 이상 혼자만 감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모두가 그들의 곁에 있으며 함께 응원하고 돕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잊고 싶은 과거지만 그 사진을 버리지 않았어

잊으면 내가 지는 거니껜

60년 넘게 아무한테 안 보여줬는디

이 사진을 너한테 보여주는 거 만으로도 이상하게 내 마음이 후련타

정심이는 나를 살려준 친구였어.”

 

 

아이캔스피크 영어연설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015988&memberNo=23910200 (진천 메가박스 영화관 - 블로그)
귀향1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846937&memberNo=25660627 (너무나 아픈 영화 귀향 - 포스트)
귀향2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996560&memberNo=22401813 (일제강점기 영화의 구성 성분 비교 포스트)
민원 제기하는 옥분 - https://blog.naver.com/khthe/221131822172 (경희 더 한의원 아이 캔 스피크 - 따뜻한 영화)
영어 배우는 옥분 - https://blog.naver.com/lunahong80/221102102288
무덤 앞 옥분 -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140&aid=0000034299 (김현석 감독이 말하는 <아이 캔 스피크> 제작기)
연설 장면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015988&memberNo=23910200 (진천 메가박스 영화관 - 블로그)
옥분의 배 흉터 - https://blog.naver.com/ugureone/221147578041 (외칠 수밖에 없는 이유 아이 캔 스피크)
수놓는 옥분과 정심 -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61850 (네이버 영화 아이캔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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