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속 면역 효과, NK세포 활성화

 대화 도중 다른 사람이 웃는 것을 보거나 들을 경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거나 웃게 되는 경우가 많다. 노스다코다 주립대 심리학자인 벌린 힌츠와 주디스 톰 해브는 웃음 전염성 조사 실험  진행 결과, ‘절반가량의 사람이 실험자의 웃음에 반응했다’라고 답했다. 웃음에 정말 전염성이 있는 걸까?

 웃음이 마치 하품처럼 방 전체에 퍼지는 이유에 대해 핀란드 알토대의 뇌과학자인 라우리 누엔마 교수는 ‘인간은 서로를 반영하도록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변에 웃음을 보거나 들으면 인식을 거쳐 감각 정보가 관찰자 뇌의 동일 영역을 바꾸어 웃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영화관, 극장 등 단체로 모여 있는 장소에서 더 강하고, 오래 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자 로버트 프로바인은 그의 저서 ‘웃음:과학적 조사’에서“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웃을 가능성이 30배 더 높다”라고 밝혔다. “전염성 웃음이 즉각적이고 비자발적이며, 사람 사이 가능한 가장 직접적인 의사소통 방식(뇌에서 뇌 반응)임을 나타낸다.

 우리가 웃을 수 있는 것은 뇌가 웃을 수 있는 회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988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이차크 프리트 박사는 고단위 단백질과 도파민으로 형성된 4㎠크기의 웃음보를 처음 발견했다. 이것은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에 있는 뇌에서 웃음을 유발하며, 좋은 호르몬 21가지가  방출되는 효과를 낸다. 변연계에 속한 시상하부 가운데 부분은 크고 조절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뇌의 여러 영역이 함께 작용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인 간의 특징 중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것 중 하나가 웃음이다. 인간은 지구상 유일하게 무리 지어  웃는 동물이다. 하지만 웃을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뇌를 정밀히 조사했을 때,  침팬지·고릴라·오랑우탄 혹은 쥐와 같은 동물들도 웃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침팬지는 끼리끼리 놀면서 살갗을 문지르거나 건드려 접촉을 통한 만족감에 웃음소리를 내며, 쥐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지만 간지럼이나 특수한 감촉을 가할 때 웃음소리를 낸다.

 웃음에는 삶의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웃음의 비밀은NK(Natural killer)세포에서 시작되는데 우리말로 자연살상세포로 불린다. NK세포는 말 그대로 암세포 등 우리 몸에 해로운 세포나 바이러스를 스스로 찾아서 죽이는 역할을 한다. 암세포의DNA를 절단하고 세포 자체를  파괴하여 죽일 만큼 강력한 세포다. 웃음이 암 극복에 도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도NK세포가 웃을 때 많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혈압 안정화 ▲폐 속 잔류 공기 감소 ▲혈액 내 산소화 증가 ▲소화 촉진 ▲근 긴장 완화 등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모든 웃음이 긍정적이거나 유익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웃음이 누군가를 비웃거나 옹호하는 행위 등으로 이어질 경우, 사회적 유대가 깨지고 심각한 정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잔인하고 둔감한 영역의 끝에 웃음은 배제, 조작 심지어 사회적 통제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심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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