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으로 살 게 없어요", 고물가 속 '만 원의 행복' 누릴 수 있을까?
"만 원으로 살 게 없어요", 고물가 속 '만 원의 행복' 누릴 수 있을까?
  • 이다빈, 이채은
  • 승인 2023.12.22 13:51
  • 조회수 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화폐가치 하락은 우리의 소비 습관과 생활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는 더 많은 돈을 쓰고도 덜 많은 물건을 얻는 현상을 목격하며 가장 단순한 소비행태부터 삶의 모든 측면까지 이 변화를 느낀다. 외식이나 여가 활동, 그리고 일상적인 생활용품까지, 모든 것이 물가상승 됐다. 한때 당연하게 누릴 수 있던 편안함이 이제는 고가의 물건이 돼 우리의 일상을 평범하지 못하게 만든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만, 더 적은 만족을 느끼는 ‘패러독스’는 우리의 삶을 피곤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어 소득이 적은 계층은 더 큰 압박을 받고 가난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는 빈곤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정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보인다. 나아가 물가상승과 투자 및 저축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저축은 감소하고 투자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는 재테크에 관심 있는 개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가져왔다. 


물가상승 속 만 원으로 넉넉한 하루를 보내기엔 어려워 보이는 현실을 고스란히 내놓는 가격들(사진 = 이다빈, 이채은 기자)
물가상승 속 만 원으로 넉넉한 하루를 보내기엔 어려워 보이는 현실을 고스란히 내놓는 가격들(사진 = 이다빈, 이채은 기자)

 한국은행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2.3%까지 낮아졌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월 중 3.4%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8월 경제전망 당시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최근 석유류 및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다소 커진 측면이다. 석유류 가격이 그간의 경제 지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저효과(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그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가 반대로 크게 작용한 가운데 최근 9월부터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 대비 상당폭 올랐다. 특히 최근 소비자물가 움직임은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중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빠르게 둔화하는 데 기여했다. 

 식품 가격 상승은 농산물의 부족,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경제적 문제를 초래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의 감소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식료품 비용을 요구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 절약 및 대체 에너지 도입,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 계획과 예산 편성을 통해 현명한 소비 습관을 유지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일정한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소득 내지 소비 금액의 변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의 구매력과 생계비 등의 측정에 사용되며 매년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한국의 물가는 1998년 외환위기 시기에 7.5% 급상승했고 국제 원유가격 급등이 있었던 2008년에도 4.7%로 비교적 크게 상승했다. 이후 2017년 1.9%, 2018년 1.5%, 2019년 0.4%, 2020년 0.5%, 2021년 2.5% 상승해 과거와 비교해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2022년 5.1%로 크게 상승했다. 

 소비품목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2022년 기준 12개 대분류 품목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고 이 중 3%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것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의류 및 신발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가정용품 및 가사 서비스 ▲교통 ▲음식 및 숙박 ▲기타 상품 및 서비스로 7개 품목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물가상승률(5.1%)은 영국(7.9%), 미국(8.0%) 등에 비해 낮고 프랑스(5.2%)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의 물가수준(한국=100, 2021년)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들의 상대적 물가수준은 미국이 23%p, 영국이 26%p, 호주가 35%p 높다. 한국의 물가수준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기자 A가 '만 원으로 하루 살기'를 시도한 첫날, 그는 교통비 4,000원을 지출하며 시작했다. 하루 생활비용을 제한했어도 교통비로 인한 예상치 못한 부담이 생겼다. A는 불가피한 지출 외에는 다른 비용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만 원으로 하루를 사는 것은 힘들다고 깨달았다. 두 번째 날도 A는 간식으로 3,800원과 커피 한 잔 값인 4,500원 같은 작은 지출들이 누적돼 예산을 초과했다. 이를 통해 A는 만 원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렵다고 실감했다. 세 번째 날, A는 더욱 엄격하게 예산을 관리하기 위해 간식을 포기하고 교통비, 식비 등의 필수적인 지출만 했다. 하지만 이미 예산이 초과됐고 만 원으로 하루를 살기는 소비 습관과 예산 관리에 대한 높은 수준의 도전임을 알게 됐다. A의 경험은 소비 습관과 예산 관리의 중요성 느끼고 생활 방식 및 예산 계획에 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기자 B의 첫날은 교통비로 2,000원을 지출하며 시작됐다. 오전 수업을 마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 7,000원의 돈가스를 사 먹었다. 아직 하루가 다 지나지도 않은 채 만 원 가까이를 소비했다고 실감했다. 두 번째 날도 첫날과 똑같이 교통비 2,000원을 지출한 후 점심 대신 간식 및 커피류로 6,000원을 소비했다. 식사하지 않고 간식 및 커피로 대신 소비해도 거의 비슷한 지출이었다. 이틀 정도 만 원의 소비를 기준으로 생활하려 노력했지만, 비슷한 소비와 지출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세 번째 날, 평소와 다름없이 교통비를 지출하고 점심을 사 먹은 후 후식으로 1,500원 가격의 커피를 사는 최소한의 지출을 했다. 하지만 교통비, 점심, 후식 값만 해도 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고 저녁도 먹고 집에 가기 위한 마지막 교통비까지 지출하니 하루 동안 이만 원 정도를 소비했다. B의 경험은 하루의 소비 금액을 통해 경제적 변화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및 물가상승을 더욱 실감케 했다.
 결론적으로 두 기자 모두 ‘만 원으로 하루 살기’는 실천하기 어려웠다. 만 원으로 하루를 소비해야 한다는 의식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며, 의식하지 않고 계속 소비했다면 더 많은 지출과 올바르지 못한 소비 형태가 됐을 것이다. 하루 동안 자신에게 필수적인 지출만 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지만, 하루를 만 원으로 사는 일은 어려웠다. 더불어 하루의 지출 중 자신의 만족과 행복을 높이는 소비를 자제한다면, 상승된 물가를 생동감 있게 실감하는 하루를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물가상승은 국가의 거시경제 운영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득 및 소비생활에 영향을 준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화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여러 국가의 경험에서 볼 때 안정적인 물가상승은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과 개인의 경제활동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본교 경제학과 박의환 교수는 “화폐가치의 변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받으며, 물가상승에 대한 경제주체의 믿음은 실제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화폐가치 변동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정책 당국이 경제 주체에게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 신뢰성 있는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