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겨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 서정이
  • 승인 2018.11.26 17:44
  • 조회수 308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어국문창작학과 16 이정아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바깥은 여름, 입동 -

 

무슨 일을 할 때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나보다 힘든 사람들이 세상엔 많은데 지금 힘들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는 많은 고민들 사이에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주위에 늘어간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책이다.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너무나 유명한 김애란 작가의 5년만의 단편집이다.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은 제 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 8회 젊은작가상 수장작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한 총 7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있다. 작가는 덤덤하기에 위로해주고픈 인물들을 주로 등장시킨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세상은 차갑다. 그리고 그녀의 문장들은 그들을 위로한다. 작가는 가끔씩 책의 주인공들의 삶에 대해 고민한다고 한다.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들이 종종 머릿속에 든다고 한다. 그건 아마 작가조차도 모를 것이다. 그것은 독자들의 삶 일수도, 세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글이라는 것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는 책 속 어떤 작품보다도 충격적이다. 그녀는 오늘 날의 사라져가는 언어를 위로하고 있다. 한 번쯤 생각해왔고,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 왔지만 언어의 소실을 막을 수는 없다. 지금도 수많은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 그 안타까움을 작가는 글로서 호소하고 있다. 언어의 로서의 존재 가치를 모를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말을 안 해도 외롭고, 말을 하면 더 외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그는 자기 삶의 대부분을 온통 을 그리워하는 데 썼다.

-바깥은 여름, 침묵의 미래

 

그 외의 몇몇 단편들은 주인공의 일부만 말해도 전체가 될 수 있어 말하기가 꺼려진다. 나는 하나하나의 단편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마다 이 책을 그 누군가에게 추천하고만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위로를 받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