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Mystery of Love -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독자투고: Mystery of Love -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조혜림
  • 승인 2018.11.26 17:44
  • 조회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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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문학과 18 김승현

 나의 이름으로 당신을 부르고, 당신의 이름으로 날 부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가 그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은 내가 된다는 것은 사랑 노래에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그러나 부르는 사람에게, 즉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저 표현은 특별하면 특별했지 단지 흔한 표현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 ‘사랑해’라는 말로는 부족한 그 사랑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엘리오와 올리버의 이러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가 공감하는 이유는 사랑 앞에 우리의 모습이 그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서로에게 무심한 듯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내가 이러면 그 사람이 싫어할까 걱정하고, 그 사람에게 왜 그랬을까 후회도 한다. 사랑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 사람만 눈에 보이고, 그 사람만을 바라게 된다. 그 사람의 손짓, 몸짓, 한마디 조차 나에겐 우주만큼 거대하게 다가와 좋든 싫든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서로가 되길 원한다. 나의 모든 것이 당신의 모든 것이었으면 한다. 이 영화를 볼 때 엘리오에 이입을 했든, 올리버에 이입을 했든 이 영화는 사랑을 경험한 모든 이를 눈물 흘리게 하기 충분하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엘리오가 올리버에 대한 마음을 자신의 일기에 적는 장면이다. 엘리오는 정원에서 기타로 바흐의 곡을 연주하고 있었고, 올리버는 정원에 누워 엘리오의 기타 선율을 듣고 있었다. 올리버가 그 음악을 마음에 들어 하자, 엘리오는 바흐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올리버가 그를 따라 들어가고, 엘리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곡을 변주하여 피아노로 장난스럽게 연주하기 시작한다. 엘리오는 그때의 자신의 생각을 일기에 이렇게 적는다. ‘그가 바흐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 이 장면은 엘리오가 올리버를 원하는 순수한 마음을 잘 보여주면서도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사랑을 할 때 상대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 상대도 내가 상대를 좋아하듯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라면서, 혹시라도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할까 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걱정하고 걱정한다.

 사랑이 눈에 보이는 물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지 다 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 마음을 알고 싶으면서, 내 마음을 숨기고 싶은 건 뭘까. 사랑이 뭐길래 그 하나로 사람이 천국과 지옥을 오갈까. 영화 속 ost가 귓가에 맴돈다. Mystery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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