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투어리즘, '잊지 않겠습니다'
다크 투어리즘, '잊지 않겠습니다'
  • 조은수
  • 승인 2019.10.11 16:44
  • 조회수 8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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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역사 되짚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거제포로수용소
거제포로수용소
국립5·18민주묘지
국립5·18민주묘지

 

 여행으로 역사를 되짚어보며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은 참혹하거나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인류의 고통에 공감하고 역사의식을 다잡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크 투어리즘의 장소는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캄보디아 프놈펜의 킬링필드 유적지, 미국 뉴욕의 ‘9·11메모리얼’, 일본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등이 있다. 이 중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에 의해 유대인 등 400만 명이 학살당한 곳이다. 당시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생체실험실·처형대·화장터와 희생자들의 유품과 머리카락 등을 볼 수 있다. 이 수용소는 나치의 잔혹성을 잊지 말고, 이 같은 비극을 후세에 전하자는 뜻에서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의 장소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주4·3평화공원, 국립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등이 있다.

 제주4·3평화공원은 194731일을 기점으로 19484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9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희생당한 주민들을 기리는 공간이다. 이곳은 희생자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고, 4·3의 전 과정과, 진상규명운동까지 전 과정을 알 수 있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최근 다크 투어리즘을 명목으로 조정된 관광지에 대해 역사 왜곡과 친일을 조장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대구 중구는 1909년 순종의 남순행을 기념해 동상과 순종황제 어가길을 조성했다. 이에 일부 역사학자들은 당시 순행은 일제의 실권자 이토 히로부미가 순종을 앞세워 반일 감정을 누르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실제로 순종은 일본 제복을 입고, 신사까지 참배했다.

 포항 구룡포에 조정된 일본인 가옥거리는 당시 1920년대 일제가 동해 어업을 점령한 침탈 현장으로서, 국권을 빼앗긴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의 취지는 포항지역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이 있었다는 점과 일제의 만행을 후대손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유카타 기모노 체험, 일본의 다양한 차 시음 등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4.3평화재단 오승국 총무팀장은 다크 투어리즘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 휴양목적의 여행보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주는 한 차원 높은 여행 패턴이 이뤄져야 한다이를 위해서 각 지역의 지방정부, 교육청, 관련 기관에서 현장에 산재해 있는 역사 및 문화 유적, 특히 근현대 유적의 제도적 보호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함으로써 다크 투어리즘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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