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국문창작학과 16 진현정
보름달
보름달을 품은 채
걸어가는 그녀
우아한 듯 보이는 걸음걸이가
위태롭다
도와주려 다가가니
등의 털과 꼬리를 곤두세워
하악질을 해 댄다
살그머니 그녀의 발자취를 밟는다
후미진 골목 깊숙이
가늘고 긴 꼬리를 내민
털뭉치 하나
해가 머리 위에 떠 있는
지금,
털뭉치 사이로
보름달 하나가 굴러나온다
어느 새,
여섯 개의 보름달이
그녀의 품 속에서
꼬물거린다
새끼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노을빛을 담아
유리알처럼 반짝거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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