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정기자 정윤재(jyj99128@naver.com)

 

 브런치에 대해서 아는가? 아침과 점심을 따로 챙겨먹을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식사방식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 잠시 동안 허락된 식사시간은 그 무엇보다 달콤한 활력을 준다. 브런치만큼은 맛있는 것을 챙겨먹기 위한 사람들의 욕구로 브런치 카페라는 새로운 소비 습관이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브런치는 조금 색다르다. 내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되는 공간, ‘브런치에 대해 알아보자.

 

브런치, 뭐하는 곳이니?


 2015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브런치는 지금까지의 블로그 플랫폼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바로 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포스팅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카카오 브런치팀은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해 준비한 서비스라고 소개한다. 또한 아무나 포스팅 할 수 없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은 제공해주지만 작성된 글을 공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작가 신청이라는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자만 자신의 글을 독자들에게 내비칠 수 있다. 이는 양질의 글만을 담아내려는 브런치의 의도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이것만 가지고 특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브런치는 미래의 작가들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놓았을까?

 

작가들에겐 기회를, 독자들에겐 고급 컨텐츠를.

 글을 쓸 때 종이의 품질이 떨어지면 글을 쓰기 어렵듯이, 블로그의 에디터 툴은 사용자가 글을 쉽게 써내려갈 수 있게 고안되어있다. 기존의 여러 블로그 에디터를 사용해봤다면 이해가 쉽겠지만 브런치는 글쟁이들을 위한 최적화된 그리고 간단한 에디터를 제공하고 있다.

아주 깔끔하고 심플한 이 종이()는 필요한 기능들이 우측에 위치하여 있고,

글 포맷을 변경할 땐 단순히 원하는 부분을 드래그 한 후 나타나는 포맷 창에서 원하는 포맷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총 6가지의 폰트와 4단계의 글자 사이즈를 제공하는데 글을 꾸미는 데에는 다소 부족해보이지만 가독성과 일관성 부분에선 우월하게 앞서고 있다.

또한 브런치는 작가들이 언제어디서든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글을 쓸 수 있게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연동과 모바일 상황에서 에디터의 편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초안부터 끝까지 글을 쓰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하였다.글 쓰는데 최적화됐다는 것은 맞춤법 검사기능에서도 여실히 보여주는데 타 플랫폼의 맞춤법 검사기와 비교하여 월등하게 좋은 성능을 뽐낸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글을 포스팅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대한민국의 검색 시장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 유입을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음(Daum)’을 통한 유입이 많은 편인데, 다음의 경우 브런치 섹션이 별도로 표시되며 대다수의 검색 결과가 블로그보다 위에 표시된다. 또한 다른 블로그 플랫폼과 다르게 검색에만 유입을 의존하지 않고 SNS를 통한 유입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자신이 SNS를 굳이 하지 않아도 글이 좋으면 알아서 삽시간에 퍼지고 공유된다. 작가를 좋아하는 구독자들이 많아질수록 이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빠르게 성장하며,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도 유입이 부족하지 않다.

 

 브런치가 가장 잘 노린 마케팅 포인트는 작가가 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어떤 장르, 어떤 글의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한번쯤은 꿈꿔볼 작가가 되고 싶은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또한 타 플랫폼과 같이 글의 조회 수에 따라 맨 위로 올라가는 방식이 아니어서 컨텐츠의 빈익빈부익부를 최대한 억제하여 모든 글이 골고루 퍼지도록 노력했다.

 브런치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작가에게도 유용하지만, 정보를 소비하는 독자층에게도 여러모로 매력 있게 다가온다. 첫째로 폐쇄형 플랫폼이라는 컨셉이 글의 수준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홍보성 글이나 맞춤법도 제대로 못 맞춘 질 떨어진 글을 미리 철저하게 걸러 소수의 전문가의 정보나 정말 좋은 글들을 소비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글에 카테고리를 정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글의 종류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같은 주제로 작성된 글을 묶어 한 권의 잡지로 펴낼 수 있는 매거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더욱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필자가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감성적이고 공감을 줄 수 있는 글들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애초에 작가를 노리고 글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과는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하지만 좋은 점이 많은 만큼 허점도 분명했다. 브런치는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에 있다. , 정식 오픈을 하지 않았다. 베타 서비스치곤 굉장히 완성도 있는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아직 시험 단계라는 것을 녹록히 보여줄 때가 있다. 일단 다음(Daum)과 카카오(KAKAO)를 제외하면 노출이 거의 없다. 또한 블로그를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통계 시스템이 미흡하다. 어느 시간대에 어떤 연령층과 성별의 독자가 내 글에 방문하였는지 알 길이 없다. 마지막으로 수익성이 없는 것이 담백한 글을 뽑아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노력한 만큼 수익성이 붙는다면 더 양질의 컨텐츠들이 나올 수 있을 터인데 수익모델이 부재하다는 점이 아쉽다.

나의 책 출판, 성큼 앞으로.

 

 작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책을 내고 싶은 욕구가 다분할 것이다. 브런치는 그러한 입문 작가들을 위해 책을 무료로 출판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브런치의 출판 시스템인 부크크는 일반인들도 유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오직 브런치 작가들에게만 무료로 서비스 중이다. 출판을 위한 별도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출판 하지 못하는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가가 한 권의 책을 출판하려면 최소 초판 부수, 출판 계약 등이 필요하다. 반면, 브런치의 주문형 출판 서비스는 독자의 주문을 받은 후 책을 제작하기 때문에 단 1권의 주문을 받아도 출판이 가능하다. 또한 재고 관리나 복잡한 계약 절차가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타격이 없다. 책을 출판하고 싶은 작가는 자신의 매거진 글 30개를 채우면 출판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출판 허가가 난 후 자신의 글을 책의 형식에 맞춰 수정한 원고를 올리면 책을 만들 수 있다. 기존의 출판 과정에 비해 굉장히 담백한 과정이라 아주 편리하다.

 또한 책을 종이책과 전자책 두 가지 버전으로 내는 것이 가능하다. 브런치의 작가들을 배려하는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서점인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과 제휴를 맺어 출간된 책에 한해서 특별 프로모션(판촉 행사)을 시행하여 홍보를 도와준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는 도서 판매 상황에 따라 추가 인세를 받을 수도 있다. 브런치는 한 사람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더 좋은 글이 독자와 만날 수 있게 도와준다.

 

 ‘브런치에 들어가면 맨 처음 눈에 띄는 것은 문구 ‘You can everything by writing’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문장들이 이곳에선 작품이 될 수 있다. 당신의 글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브런치에서 마음 한 켠에 치워놨던 펜대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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