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면허’ 충분하지 못한 교육, 사고유발 우려 커

 

ⓒ수원현대직업전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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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 운전면허 취득 절차의 간소화를 시작으로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쉬운 국내 운전면허 취득 절차를 일컫는 말로 ‘물면허’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현행 운전면허 취득 절차는 1종 보통을 기준으로 18세 이상이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은 교통안전교육, 학과시험, 장내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 크게 4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총 13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지금까지 두 번의 간소화를 거치며 현재의 운전면허 취득 절차가 확립됐다. 8년 전,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운전면허 간소화가 시작됐다. 기존 60시간이 넘었던 교육시간을 13시간으로 줄였다. 이후 운전면허를 너무 쉽게 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을 수렴해 2년 전 기능시험에 T자 주차를 추가하는 등 절차를 강화했다.

 워싱턴주 운전면허 시험의 경우 실기시험에서 평행주차, 언덕길 주차, 커브길 후진 등을 포함한 19개 운전 조작술을 테스트한다.

 중국의 경우 88시간, 일본은 50시간이 넘는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정식면허를 취득하기까지 호주는 2년, 독일은 3년이 걸린다. 국내 운전면허 교육시간이 타국보다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1일(현지시간)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수천 명의 중국인들이 손쉽게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간의 운전 교육 프로그램에 66만 5700원을 받는 한 중국인 담당 강사는 “중국인 지원자의 약 70~80%가 첫 시험으로 합격한다”고 말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현재 운전면허 취득 절차는 교육시간이 너무 짧아 2차 사고예방, 비상 조치방법 등을 가르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충분하지 못한 교육은 도로에 나갔을 때 많은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개선방향을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차에 대한 이해와 사고 처리방식 등을 가르칠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점차적으로 교육시간을 늘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준면허 제도를 도입한 독일과 같이 해외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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