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불을 지펴라
생각에 불을 지펴라
  • 박효선
  • 승인 2020.02.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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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하루에 몇 시간 생각하는가. 우리 사회는 기계화를 거쳐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으로써 기계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이 도맡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는 기계가 사람들의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계와 다르게 인간의 차별화된 점이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의 깊이에서 나온다. 그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보고 우리는 ‘창의적 인재’라고 부른다. 창의적 인재를 원하는 현 사회의 인재상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의 교육은 그저 암기에 치중된 주입식 제도에 과열되어 있다. 그 이유는 아픈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우리나라의 교육 역사

한국인은 똑똑하다. 영국 얼스터 대학의 심리학 교수 리처드 린과 핀란드 헬싱키 대학의 타투 반하넨의 연구팀이 세계 185개국을 대상으로 IQ 평균 지수를 낸 결과 한국이 세계 2위를 했을 만큼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몇 해 전, 낯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 열린 G20 회의 폐막 당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후, 첫 번째로 한국의 기자들에게 질문권이 주어줬을 때 모두 침묵했고 질문권은 중국 기자에게 넘어갔다. 이는 단순히 질문을 하지 않는 한국인들의 특징일 수도 있지만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기자들조차 질문에 대한 생각을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 어떤 민족보다 사색을 즐겼다. 조선시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선비들은 방 안에 눌러앉아 책과 씨름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그 후 만반의 준비가 되었을 때, 과거시험을 보고 관리가 되어 나라를 위해 이바지했다. 과거시험의 내용을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태종 7년 ‘올바른 신하를 얻는 방법은?’, ‘논밭에서 거둬 들일 세금 책정 기준은?’이라는 질문과 같이 당시 사회상황을 반영한 문제가 과거시험의 내용이었다. 시험의 문제는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내놓아야 했다. 그 누구보다 생각하기를 좋아했던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180도 바뀌게 된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은 기존의 교육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1910년 조선은 일본에게 국권을 피탈당하고 본격적으로 식민지화 과정을 밟게 된다. 당시 초대총독이었던 데라우치가 공포한 ‘조선교육령’에 따라 민족사학 1217곳 중 1175곳을 퇴출시키고 조선에 공립학교교육을 들여오게 된다. 여기서 “학교교육을 가져온 것은 좋은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학교의 시작은 유럽의 후진국이었던 프러시아(프로이센)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싶었던 프러시아는 강력한 생산력과 군사력을 원했다. 그것을 위해서 더 많은 공장노동자와 군인을 양성할 방법을 강구했다. 그 결과 농민들의 자식들에게 군인과 노동자가 되는 교육을 시키면 된다는 간단명료한 해답이 나왔다. 프러시아·독일제국 합병 당시 이 교육은 한층 발전하게 되었고 1, 2차 세계대전 발발의 원동력을 제공했다. 일제는 이 교육제도를 그대로 가져와 자국의 식민지에 이전했다.

 

일본 패망 이후 미국의 신탁통치는 달랐을까? 미국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당연히 자신들을 도와줄 인사에 도덕성은 필요치 않았다. 때문에 조선총독의 관리나 경찰 등 친일파들을 다시 기용하게 되었다. 친일파는 수십 년간 일본 밑에서 조선을 통치하는 방법에 대해 빠삭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 결과 효율적으로 빠르게 남한 땅을 장악할 수 있었다. 지금의 공교육제도는 공장노동자나 직업군인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군대의 상관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부하들은 그 명령에 따른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그 지식을 암기한다.”

 

2. 천재의 교육법

이제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학교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두뇌와 삶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당신은 근본적으로 생각을 키워주지 않는 교육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생각을 키우는 공부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그 해답을 위인들을 통해 찾을 수 있다. 뉴턴,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는 이들을 보고 천재라 일컫는다. 천재란 일반적으로 할 수 없는 비범한 사고를 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뛰어났을까? 천부적인 재능이 아예 없었다는 것은 사실과 멀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천재들은 소싯적 ‘저능아’, ‘문맹’이었다.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명언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아는 천재적인 이미지와 달리 그는 초등학교 입학 3개월 만에 퇴학을 당했다. 정규 교육을 따라갈 지능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의 아버진 그런 에디슨을 포기했지만 교사 출신이었던 어머니의 특별교육에 의해 변화했다. 그의 어머니는 에디슨에게 리처드 그린 파커의 『자연과 실험의 철학』, 시어스의 『세계사』,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흄의 『영국사』 등의 인문고전들을 읽히며 독파하게 했다. 교육은 성공적이었다. 덜떨어졌던 그의 두뇌를 번뜩이는 발명가의 두뇌로 변화시켰다. 성인이 돼서도 그는 도서관에 살다시피 인문고전들을 읽어댔다. 그는 1000개 이상의 발명품의 특허를 따내고, 인류의 생활시간대를 획기적으로 연장시켜준 전구를 상용화하였다.

 

아이작 뉴턴은 항상 전교 꼴지를 놓치지 않고 부진아 반에 들어갔었다. 그런 뉴턴에게 학교 교장은 인문고전을 소개시켜줬다. 이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새로워진다. 저능아 취급받던 아이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면서 그 발견 전후로 물리학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불후의 천재의 탄생이었다.

 

북학을 창시한 연암 박지원 선생은 열다섯 살이 되도록 글을 못 읽는 문맹이었다. 그런 박지원에게 처숙 이국문은 인문고전을 읽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후 가르침에 따라 3년간 방에서 책만 파고들었다. 마침내 그의 방문이 열렸을 때, 열다섯의 문맹은 조선 최고의 학자가 되어있었다. 문맹이 글을 다루는 분야의 천재가 되었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앞에 위인들의 평균 이하였던 두뇌는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새롭게 변화하면서 그들의 인생까지 변화로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을 통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인문고전 독서 =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다’라는 수학적인 공식이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또한 단순히 책만 읽으면 천재들의 지혜와 안목이 내 머릿속에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아주 작더라도 삶의 변화를 이뤄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변화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겨낸 후에 오는 것을 말이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승의 말을 빌리면 과거의 자기 자신을 죽이는 처절한 자기투쟁이 뒤따르지 않는 인문고전 독서는 지식의 축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있을 때 생겨난다. 다름 아닌 그 지혜를 갖는 것을 ‘인문고전을 통한 독서’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3. 인문고전을 읽는 노하우

지금까지 내용을 듣고 책을 펼쳐볼 열의가 생긴 이들을 위해 인문고전을 읽는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문고전 독서의 바이블로 불리는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이렇다.

1. 해설서를 멀리하라.

해설서 집필자들은 대부분 인문고전 연구 경력이 화려하다. 즉, 그 분야의 최고인 사람들이다. 그렇다보니 초보자가 그대로 신뢰하게 되어 자신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해설서를 보면 마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관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문고전 독서의 첫 번째 숙제이다.

2. 필사하라.

저자의 경험상으론 독서 중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을 필사하다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냈다고 한다. 시간을 들여서 필사를 작심하기보단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기를 하는 것이 힘이 든다면 워드를 이용해도 괜찮은 방법이다. 좋은 구절이나 이해되지 않는 구절들을 손으로 되새기다보면 마음에 닿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3. 읽은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하면 독서할 때는 몰랐던 부분을 순간적으로 이해하게 되거나 체계가 잡힐 수 있다. 설명을 듣는 이가 인문고전에 무지해도 괜찮다.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당신을 지켜봐줄 사람만 있으면 당신의 독서가 좀 더 풍성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인문고전 독서가 자취를 감쳤던 이유부터 인문독서가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독서 노하우까지 알아봤다. 일본이 한국의 교육을 말살하면서 초중고교에는 인문고전 교육이 자취를 감췄지만 사실 그 시절 대학에서는 일제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인문고전 독서를 지키며 인문학을 사랑했다. 하지만 지금의 여느 대학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문고전 독서에 눈뜨게 되는 것이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인문고전 독서로 생각에 불을 지펴보자. 그 불은 당신이 가는 길을 밝혀줄 등불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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