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기대만 하시나요?
도쿄올림픽, 기대만 하시나요?
  • 박효선
  • 승인 2020.02.19 13:53
  • 조회수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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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합의 민족인 우리나라는 월드컵이나 올림픽같이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 시기만 되면 열광하며 하나가 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다가오는 ‘2020도쿄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붉어지고 있는 ‘방사능 올림픽’ 논란이다.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가 도쿄 올림픽의 객관적인 안전성 검사를 촉구하는 ‘도쿄 2020 방사능 올림픽 규탄 운동’을 발표했다. 해당 운동은 전 세계 22개의 단체가 지지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방사능 올림픽’으로 문제 되고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왜 위험한지 사실관계를 찾아보자. 또 우리나라의 대응과 세계의 반응을 살펴보고 방사능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논란거리는 무엇이 있을지도 알아보도록 하자.

 

붉어지고 있는 문제점들

 도쿄 올림픽이 방사능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야구 종목의 보조경기장인 ‘아즈마 야구장’이 방사능 문제를 가지고 있는 후쿠시마현에 위치해있다는 것이다. 해당 야구장은 폭발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와 불과 68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 폭발 당시 주변 반경 30km까지 대피령을 내린 것을 보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는 거리다. 2019년 8월 JTBC의 야구장의 현장 취재 결과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허용 기준치보다 2배가 넘는 농도의 방사능 수치가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또한 경기장 바로 옆에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긁어낸 오염토 봉지가 쌓여 있어 전 세계의 불안감을 한층 더했다. 이에 대해 박양주 문화체육부 장관은 “우리 선수들의 안전 확보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나 세계 다른 관계자들과 논의하여 도쿄올림픽 자체가 안전 올림픽이 되도록 대응해 나가겠다”라며 일본에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로 ‘후쿠시마 식자재 사용 논란’이다. 이는 선수촌 식당에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의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선수촌에 식자재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이 후쿠시마 산 식자재 공급을 반대하며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산 식자재에서 각각 농산물은 ‘18.1%’, 수산물은 ‘7%’, 야생육은 ‘44.6%’로 방사성물질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는 “우리 선수들이 후쿠시마 식자재를 먹는 것을 막기 위해 올림픽 1주일 전부터 급식지원센터를 열겠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숙박과 식당 취사장까지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이나 학교를 빌려 여러 인력을 보낼 계획”이라 밝히며 후쿠시마 식자재에 대한 대처방안을 내놓았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도쿄올림픽의 방사능 문제

 이러한 문제점은 우리나라에서만 떠들썩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이 2019년 7월 게재한 기사 ‘후쿠시마는 올림픽을 치르기에 안전한가?(Is Fukushima Safe for the Olympics?)’에 의하면 세계 각국의 기자, 영화제작자,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후쿠시마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취재를 갔다. 취재 전 방사선 선량계를 휴대한 교수는 선량계 수치가 0.23을 넘으면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취재 결과 후쿠시마에 도착하기 2시간 전 선량계는 0.04를 가리켰다. 하지만 점차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관련된 장소에 가까워지자 0.46으로 안전선을 넘었고, 사고가 일어난 원자로 중 하나인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 접근하자 3.77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준치를 16배 이상 넘을 정도의 수치이다. 또한 후쿠시마에 들어서자 방사능 오염 물질로 가득 찬 검은색 쓰레기 봉지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것이 바람을 통해 방사능을 다른 지역까지 퍼뜨릴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이외에도 영국의 공영 방송사 ‘BBC’와 호주의 시사 프로그램 ‘호주 60분(60 Minutes Australia)’도 일본의 방사능에 대해 보도했다.

 

그 외의 논란거리들

 이처럼 2020도쿄 올림픽은 여전히 ‘방사능 올림픽’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8월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열릴 예정인 도쿄도 미나토구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테스트 경기가 열렸다. 경기 후 상당수의 선수들이 수영장에서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계속 났다고 호소했다. 일본 상하수도 전문가는 이 원인을 ‘합류식 하수 처리’ 방식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합류식 하수도는 오염된 물과 빗물을 동일한 관 속에 모아 한꺼번에 배출하는 하수 처리 방식이다. 특히 일정량 이상의 비가 오면 오수를 곧바로 하천으로 흘려보내도록 설계돼 있다. 때문에 근래에는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오수를 분리해 이송하는 분류식 하수도를 권장하는 편이다. 하지만 논란이 된 오다이바 야외 수영장의 경우 합류식 하수도 방식으로 되어있었다. 결국 이후 수질 검사에서 ‘국제 트라이애슬론 연합(ITU)’이 정한 기준치를 두 배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돼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취소되었다. 도쿄올림픽 주최 측은 세 종목 중 오픈워터 수영을 중단하고 시험 대회를 마라톤과 사이클 종목으로만 치렀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욱일기 허용’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계속되는 ‘욱일기 금지’ 요청에 대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답변을 통해 “욱일기가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라고 전달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은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정치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만 징계를 하겠다.”라며 일축했다. 이로써 사실상 단순 응원 목적으로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관중을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안민석 국회의원은 “욱일기 사용 저지가 현재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남북한과 동아시아, 미국과 유럽 등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와 연대해 경기장 반입을 막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욱일기 사용에 관한 논쟁은 아직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도쿄올림픽을 이용한 일본의 의도

 이렇게 논란이 많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은 무엇을 의도하고 있을까? 아마 확연한 목적은 자국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일 것이다. 성화 봉송 코스와 경기장에 후쿠시마현이 포함된 것이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일본은 2011년부터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슬로건의 캠페인을 시행해왔다. 이는 방사능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도호쿠 지방의 농수산물을 소비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의도다. 공식적으로 내세운 의도는 좋아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농수산물이 무해하다는 구체적 근거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일부 일본 국민들은 후쿠시마 농수산물의 위험성에 대해 안전불감증을 갖게 되었다. 후쿠시마현의 경기장과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다. 즉 자국민을 넘어 전 세계에 “후쿠시마 식재료는 안전하다. 후쿠시마는 안전하다.”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2019년 4월 세계무역기구(WTO)가 후쿠시마산 일본 농수산품 수입 금지와 관련해 한국의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일본은 ‘후쿠시마산은 안전하다’를 주장하며 재차 수입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은 후쿠시마산 농수산품의 안전을 과시해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있고, 이는 정치적 이익으로 직결되어 일본은 자신들의 의도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만 가는 2020도쿄올림픽이 앞으로 1년이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길을 걷게 될진 미지수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경제적·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는 일본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확연하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관련 단체나 여러 국가들은 더 관심을 갖고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한다. 또한 일본은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과 논란거리들에 대해 올림픽 개최지로써 그에 걸맞은 현명한 대응 방안으로 믿음 가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역시 올림픽을 ‘기대’만 하지 말고 주의 깊게 지켜보며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올림픽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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