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많은 사람이 삶의 이유로 ‘행복’을 꼽곤 한다. 하지만 행복은 어느 순간부터 미래형 단어가 됐다. “행복하기 위해 버틴다.”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현재의 싫은 일, 궂은일을 견딘다. 그렇다면 행복은 언제쯤 찾아오는 것일까? 고통을 견디면 찾아올까? 행복은 무엇일까?
1. 행복은 무엇인가?
행복은 우리의 살아온 삶의 순간마다 함께해왔다. 앞으로도 이어질 감정이며 현재보다 발전된 또는 새로운 행복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단정 지어 이것이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감정이기도 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다양한 생각을 수렴하기 위해 직업, 나이, 생활패턴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에 관해 물어보았다.
Q1.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한남대학교 20학번으로 수학교육과에 입학한 박수빈(20)입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본가에서 생활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최근엔 교외 활동과 일상을 기록하기 위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생활을 꾸며나가고 있습니다.
Q2. 현재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시나요?
A2. 제 삶을 봤을 때 10점 만점에 9점으로 메겼습니다. 제가 보내는 일상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끔 계획한 것을 끝내지 못했을 때 오는 죄책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제를 제대로 못 했거나 코로나-19로 인해 계획한 것을 실행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불만족이 있는 것 같습니다.
Q3.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의 기준(ex. 학력, 돈, 안정적인 직장)이 본인의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A3. 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학력이나 돈이 부족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못해도 하는 일에 대해 누가 봐도 인정받을만한 사람이 된다면 사회에서 말하는 기준이 중요하지 않겠죠. 물론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돈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Q4.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A4. 자신이 행복하려면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어디서, 어떻게 행복을 느끼는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행복을 누군가 정의할 수 없으니까요. 나를 알고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외부에서 마찰을 빚어도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행복할 때는 사소한 일상이나 도전 속에서 얻는 성장이나 새로운 생각을 얻었을 때입니다.
Q5.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5. 계획을 짜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버킷리스트를 짜거나 내 인생에 어느 시기에 어떤 일을 해낼 것인지 그런 미래를 그리는 순간 자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또한, 목표나 할 일을 끝냈을 때 느끼는 여운도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Q6. 행복을 위해 견뎌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A6. 늦잠을 자거나 휴대폰을 놓지를 못하는 것, TV 시청과 같이 굳이 필요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하고 있을 법한 행동이 제가 견뎌내야 할 숙제입니다.
Q7. 행복은 싫어하는 것을 마쳐야만 찾아오나요? 답변에 대한 이유는?
A7. 단정적으로 얘기하면 아니지만 필요한 순간은 있다고 봅니다. 살면서 싫어하는 일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것을 이기지 못하면 어떤 일을 하든 3분을 넘길 수 있을까요? 자신이 행복한 것을 하려면 자신을 통제하는 법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할 때 싫증 날 수 있지만 견디는 이유는 공부를 통해서 얻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본인이 행복을 위한 길임을 알기에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Q1.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두 아이, 남편과 함께 서로 존중하며 특별한 굴곡 없이 평범하게 지내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Q2. 현재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시나요?
A2. 코로나-19전에는 삶의 만족도가 50%라면 지금은 현재 주변이나 가족들이 건강하고 소소한 삶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70% 정도 만족합니다.
Q3.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의 기준(ex. 학력, 돈, 안정적인 직장)이 본인의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A3. 가정을 이루며 살기 전인 20대 때는 학력과 돈, 안정적인 직장이 행복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아이들이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된 현재는 건강하고 무탈한 자체가 행복의 기준이 되어서인지 지금은 본인들이 추구하는 삶을 산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행복은 행복을 맞이할 자세가 있는 사람에게 행복은 찾아온다고... 약간의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지금의 삶이 조금은 궁핍하더라도 저나 가족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로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파랑새는 항상 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Q4.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A4. 3번에서 말한 것과 같이 혼자의 삶이 아닌 가족들이나 공동체 생활을 해서 그런지 개개인이 의무를 다하고 서로 존중하며 생활한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Q5.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5. 평온한 일과를 마치고 나만의 공간에서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과 DVD를 보거나 한 달에 2~3번 좋아하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때 힐링과 행복함을 느낍니다.
Q6. 행복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A6. 회사든 집에서든 공동체 생활을 하며 부딪히고 만나는 사람들이 나뿐만 아니라 서로 존중과 책임감을 느끼고 의무를 다할 때 행복은 만들어지고 느껴지고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존중과 의무는 꼭 필요하고 견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7. 행복은 싫어하는 것을 마쳐야만 찾아오나요? 답변에 대한 이유는?
A7. 아니요. 존중과 의무가 공존하는 곳에서 생활한다면 제삼자가 봤을 때 싫어하는 것을 한다고 생각할지라도 본인 스스로는 힘들고 싫은 일인지조차 못 느끼고 즐거움으로 변해 일하게 될 겁니다. 그 즐거움이 바로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Q1.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출판 디자인 전문회사를 운영하는 윤선애(51)입니다.
Q2. 현재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시나요?
A3. 보통으로 만족합니다. 아들 둘이 소위 말하는 유명대학을 못가 아쉽지만, 자신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경제적으로 다소 타격을 입었지만, 꾸준히 일해서 안정적으로 일궈질 거로 생각해 대체로 만족합니다.
Q3.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의 기준(ex. 학력, 돈, 안정적인 직장)이 본인의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A3. 사회적인 기준은 행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가고 행복감으로 이어집니다.
Q4.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A4. 저는 행복이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이는지 따라 스스로 느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두 아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주변에서 내 능력을 인정해줄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고, 일 수주가 많을 때가 제겐 행복이 됩니다.
Q5.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5. 요즘 캠핑을 다니는데 이른 새벽에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을 들으면서 상쾌한 아침을 맞을 때, 아침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때, 아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았을 때처럼 젊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일상 속 여유에서 행복을 느끼곤 합니다. 오너로서는 납품한 결과물이 칭찬을 받았을 때, 매출이 상승했을 때 자부심을 느낍니다.
Q6. 행복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A6. 몸이 힘들어도 일을 해야 하는 것, 출근하기 싫은데 회사를 가야 하는 것, 클라이언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웃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직업 특성상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잦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회의감이 가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저를 괴롭히곤 합니다.
Q7. 행복은 싫어하는 것을 마쳐야만 찾아오나요? 답변에 대한 이유는?
A7. 행복은 싫고 낙담이 되고 힘든 것을 참아내고 해내야 찾아옵니다. 50년 동안 살아오면서 얻은 삶의 철학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흥미로운 결과는 사회적인 행복의 기준이 실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까지만 이며, 그 정도를 넘어서면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또한, 가족의 유대감이 행복에 주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가족 간의 유대감이 강하고 구성원을 잘 돕는 공동체에 소속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행복을 크게 느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행복이 부나 건강, 공동체 같은 객관적 조건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과 주관적인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됐다.
2. 책에서 찾아본 행복이란?
위에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도 충분히 일리가 있었지만, 보편적이라고 말하긴 무리가 있다. 우리는 보다 보편적이고 객관화된 행복에 대한 정의를 찾고자 대표적인 책을 2권을 찾아보았다. <행복을 인터뷰하다>(김진세/샘터/2015)와 <행복이란 무엇인가>(탈 벤 샤히르/느낌이있는책/2014)가 그것이다. 과연 책에서 정의 내리고 있는 행복이 정답일까?
다양한 사람들의 행복을 인터뷰하다 <행복을 인터뷰하다>
<행복을 인터뷰하다>는 다양한 나이, 성별, 직업을 가진 15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각 분야에서 최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각각 긍정 처방전을 제시하며 저자의 행복을 정리했다. 책에서는 행복의 우선순위를 자기 자신으로 설정하고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행복하기 위해 열린 사고, 용기, 모험 등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을 가지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전하기 위한 ‘용기’를 강조했다. 미래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과 함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또 균형 잡힌 바퀴는 쓰러지지 않듯이 삶에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균형 잡힌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선명한 목표 의식이다. 훗날 행복하기 위해 지금 열심히 공부한다면, 행복해지기 위한 목표 설정이 있던 셈이다.
행복의 시선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는 사회가 말하는 일반적인 행복의 틀을 깨고, 행복 자체에 더 집중했다. 행복의 결과가 아닌 행복을 찾는 과정을 바라본 것이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단지 바쁜 업무에 시달리며 결과를 중시하는 태도가 과정을 소홀히 생각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나는 어떻게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행복은 가격처럼 시장의 수요-공급 관계가 변함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다시 말해 행복의 기준선은 스스로 느끼는 행복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행복 기준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향조정은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라는 말이 아니라, 인생을 더 깊이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은 이상적이고 독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희망찬 존재다. 현재를 소중히 하고 즐기는 삶의 태도를 가지며, 나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특별할 것 없이 모두가 알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쁜 하루 속에 치여 살며 자기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삶의 행복과 위로를 담고 있는 에세이가 많이 선정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많이 지쳐있음을 암시한다. 책에서 말하는 행복을 읽고 판단하여 자기 생각으로 가져오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사람마다 다른 행복의 정의를 우리는 책에서 정확히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자신의 행복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3.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
마지막으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하여 대기업에 입사한 후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이 ‘행복 루트’는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과연 부와 명예만이 행복의 기준일까?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본주의는 생산 수단의 사유제 아래에서 이윤획득을 위한 상품생산이 행해지는 경제체제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전통사회에서 근대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큰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의 고도 자본주의사회를 맞이했다. 그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 개념이 싹트기 시작했다.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한 이 사상은 인간성을 상실한 범죄에 이르게 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돈과 행복의 관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과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논문 ‘경제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가’에 의하면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는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위의 그래프는 미국의 1인당 소득과 행복을 나타낸다. 소득이 낮은 단계에서는 돈과 행복이 비례하지만, 소득이 올라감에도 행복의 정도는 30~40% 사이를 머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거리를 걷는 것, 날씨 좋은 날 햇살 아래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 그동안 우리는 돈에 대한 강박에 쫓긴 채 일상 속 행복을 놓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 돈이 행복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점이 될 수 없으며, 진정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행복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 속 소소한 행복부터 찾다 보면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이란 무엇이냐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에 답은 정의하는 사람마다 달랐다. 모든 사람이 다른 것처럼 행복을 느끼는 크기, 기준, 가치관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행복에 정답이 정해져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사람들을 사회가 정한 규격에 맞춰 정형화한다. 그것이 꼭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이 자의와 상관없이 그 길을 걷는 게 문제다. 그로 인해 힘든 이유도 모르고 버티라고 말하는 사회가 안타까울 뿐이다. 당신은 현재 행복한가. 무작정 달려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잠시 현재의 ‘나’로 행복한 길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