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과 계재광 교수
기독교학과 계재광 교수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사도행전 19:8-9)

 나의 목사로서 전임(full-time)사역의 경험은 거의 미국에서 이뤄졌다. 안타깝게도 내가 교구를 담당하게 되면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많은 장례와 임종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분들을 위로하고 확신을 갖게 해드린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확증 시켜 드리는 일이었다(1:12).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나누는 일이었다. 예수님의 사역과 가르침의 중심 주제는 하나님 나라(the kingdom of God). 예수님께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1:14-15),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후 사흘만에 부활하셔서 40일을 승천하기 전에 이 땅 가운데 계실 때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 나라의 일이었다(1:3).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는 무엇일까? 하나님 나라라고 하면 보통 천국을 이야기한다. 예수님 이전에는 하나님 나라는 멀리 느껴지는 종말론적인 미래의 나라라는 의미의 것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이 오셔서 알려주신 하나님 나라의 또 다른 의미는 가까이 왔고 현실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셨다(17:20-21).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알려주셨다. 죽어서나 갈 미래의 개념을 현실로 당겨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하나님 나라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오늘 말씀을 보면 사도 바울은 소아시아 지역 선교여행 중에 회당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석 달 동안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가르쳤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순종하는 사람이 있었고, 순종하지 않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사람들이 믿었다 안 믿었다하지 않고, ‘순종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 한다. 순종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으려 하지도 않고, 설득되지 않으려는 굳은 마음'이 있었기에 순종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씀으로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죽어서 갈 그 본향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하나님 나라의 의미는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하나님의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역동적인 통치행위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십자가에서 부활하시고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예수님이 통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 나라는 영원히 이어질 나라이고 영원히 예수님이 통치하실 나라이다. 그 나라는 하늘에서 오는 나라, 곧 지금 여기서 번성하는 나라로서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삶을 바치는 모든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루어진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주님이 다스리심에 순종해서 그 뜻을 나타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일들이 이뤄지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의지와 관계를 하나님의 방식에 복종시킬 때 하나님 나라의 표지들이 나타나게 된다.

 즉, 글의 제목처럼 하나님 나라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활동들을 우리 안과 주변에서 보고 그것을 분별하여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거기에 협력하는 것이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각자의 삶을 통해서 깨닫게 된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거기에 협력해야 할 때 그 순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나라가 이뤄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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