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대학에서 강의 매매 성행
본교, 수강신청 시간대 변경으로 매매 근절 성과 거둬

▲ 대전 소재 C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온 강의, 녹화 영상 금전거래 글이다.
▲ 대전 소재 C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온 강의, 녹화 영상 금전거래 글이다.

 

 “강의 삽니다. 쪽지로 연락 주세요.” “강의 판매합니다. 가격 선 제시해주세요”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전국의 각 대학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대학 수업 방식이 비대면으로 변하며 학점 취득이 쉬운 인기 교양과목들을 비롯한 전공 필수, 선택 과목 등 강의에 대한 금전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수업 교환, 온라인 강의 녹화본을 공유하는 등의 새로운 형태의 거래도 생겨났다.
 대다수 학생은 직접적인 교수의 지도를 받지 않고 쉽게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온라인(녹화 또는 실시간) 강의를 선호하고 있다. 실제 수강신청 및 정정기간 중 대전에 있는 C 대학 커뮤니티에는 ‘기초생명과학 강의 삽니다’, ‘인간과 복지 강의 녹화하신 분, 영상 삽니다’ 등과 같은 강의 금전거래에 대한 글이 작성됐다. 재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은 비대면 수업 중에서도 실시간으로 듣지 않는 녹화 강의, 조별 과제 생략, 기말시험 대체 리포트 등이다. 
 심지어 수강신청 시기에 맞춰 쉽게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꿀 강의 목록’도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학생들의 금전거래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처럼 강의 금전거래 성행은 대학의 강의가 학생들의 수요와 맞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요일에 공강(수업이 없는 날)을 만들거나, 학점을 받기 쉬운 강의를 선호하게 되며 일부 강의에 신청자가 몰리는데, 정원은 한정돼있으니 학생들이 수업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의 금전거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먼저, 익명으로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강의 구매 의사를 밝히면, 판매하는 학생이 답글을 달며 거래가 진행된다. 구매하는 학생과 판매하는 학생이 피시방에서 만나 현장에서 돈을 주고받은 뒤, 한 명이 수강신청을 취소하면, 다른 한 명이 곧바로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거래가 불가하니 대부분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며 거래한다. 수업 교환의 경우엔 위의 방식과 같되, 돈을 주고받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강의 녹화본 공유의 경우엔 주로 돈을 먼저 받고 이메일로 영상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본교의 금전거래는 현저히 적은 편이다. 본교의 시스템상으로는 재학생이 금전거래를 목적으로 수강신청을 취소해도, 비정기적으로 공석이 나타나 매매 방지에 효과적이다. 또한, 강의 매매가 야간 시간 또는 새벽에 많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수강신청 시간대도 오후 9시에서 저녁 6시까지로 변경해 강의 매매 방지에 힘쓰고 있다.
 학사관리팀은 수업 금전거래를 예방하고 강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4월부터 ‘원격수업 질 관리 상시 모니터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기적으로 비대면 원격수업의 질을 관리하며 교육부 평가, 실태조사 등 엄정한 수업 관리 결과로 활용될 예정이다. 더불어, 익명으로 신청 가능한 온라인 ‘원격수업 개선 접수창구’를 운영해 비대면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본교 학사관리팀 김성철 팀장은 “학생들의 금전거래 예방을 위해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선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본교의 변경된 시스템의 우수성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강의 매매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 말했다.
 좋은 학점과 요일 공강을 얻기 위해 시작된 강의 사고팔기. 학기마다 반복되는 강의 금전거래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 이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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