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일언] '고구마'와 '고메'
[기자일언] '고구마'와 '고메'
  • 한남대신문
  • 승인 2021.10.08 16:17
  • 조회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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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편집부 송윤서
                                                                ▲교지편집부 송윤서

서울에서는 고구마를, 경상도에서는 고메를, 전라도에서는 감재를, 제주도에서는 감저를 먹는다. 모두 다른 음식 같지만, 모두 고구마를 지칭하는 말이다. 단어 하나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기도 한다. 우리는 이 말들을 방언이라 칭한다. 방언은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언어는 사용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 방식, 나아가 지역 구성원들의 정신과 얼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와 경상도의 경우 바다와 소백산맥으로 고립된 탓에 중세국어의 성조가 남아 억양이 다소 거칠다.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의 경우 언어의 표준화가 꽤 진행돼 상대적으로 억양이 부드럽다. 이처럼 방언은 지역 고유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방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1900년대까지만 해도 방언이 상당히 발달해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언어의 표준화에 힘썼다. 그 결과, 지역 방언 소멸이 급속히 진행됐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취준생 약 60%가 방언 교정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80%표준어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므로라고 답했다. 미래 사회를 이끌 청년층이 방언 사용에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오랜 시간 한 지역에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면 지역 방안을 온전하게 구사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방언의 쇠퇴는 곧 언어의 고립이다. 언어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지역 방언의 조사와 체계적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대대적인 방언의 조사가 아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987~1995,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방언자료집을 출간했다. 2020년에는 국립국어원이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방언자료집은 전국 138개 지역에서 1,782개 항목에 따른 방언을,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은 전국 131개 지역에서 무려 16만 개 항목에 따른 방언을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기관의 노력이 무색하게 인지도와 이용률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는 방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상당히 낮음을 시사한다.

우선 지역별로 균형 잡힌 언어지도 제작이 선행돼야 한다. 문자뿐만 아니라 음성과 억양까지 상세히 정리해야 한다. 이후,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사회적 관심을 증진 시켜야 한다. 특히, 방언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낮은 청소년층,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홍보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한글날 이벤트나 흥미 요소를 충분히 갖춘 콘텐츠 제작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외에도 방언 보존을 위한 여러 방면의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방언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심지어 경기 방언, 충청 방언은 변변한 방언사전도 없이 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실감하지 못하며, 방언의 소멸에 무관심하다. 언어는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투영한다. 방언을 지키는 것이 곧 지역 고유의 문화를 지키는 것이다. 언어 고립의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별 방언 보존과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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