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설립, 지방 금융 경쟁력 강화

  대전시는 정부의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인 ‘탈서울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새 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기업 지원에 특화된 산업은행 설립을 계획해 지역 기업들의 발전 및 경쟁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은행의 새로운 시도에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실효성과 차별화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은행의 과도한 예대차익(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익)과 성과급 잔치 비판을 인식해 ‘과점체제’ 해소에 나섰다. 국내 5대금융그룹(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예대차익으로 올해 상반기 약 11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 산업은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소수의 기업으로 이루어진 과점체제로 이루어져 있어 은행 사이 경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5대 시중은행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통해 과점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금융당국은 과점체제 완화 및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 플레이어 투입할 계획이다. 당국은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해 ‘5대 시중은행 체제를 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금융당국 주도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가 진행됐다.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정책 완화를 실행하기로 밝혀 법령상 요건만 갖춘다면 상시 심사 진행이 가능해진다. 다만 설립에 대해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입장은 여전해 인가과정에서 깐깐하게 심사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의 부족했던 서비스와 비효율적인 부문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금융당국은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이 은행권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5대은행 쏠림 현상엔 자산 규모, 지점 수, 신용도가 원인으로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 어떤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전망이다.

 한편 시는 지난 7월 기업금융중심은행과(가칭) 대전투자금융(주) 설립전략을 발표했다. 대전투자금융(주) 설립을 통해 지역의 핵심 전략 산업 및 딥테크와 스타트업 혁신 성장에 투자재원을 공급할 청사진을 내놨다. 기업금융 중심은행을 설립하고 금융 연결고리를 형성해 다양한 자회사를 둔 금융지주로 묶어 대전을 중부권 벤처 금융 클러스터로 확장할 계획이다.

 나아가 지역금융중심은행을 2026년까지 설립해 벤처투자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활성화한다. 기업금융 중심 설립 최적 방안으로 인터넷전문은행 기반 금융특화모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설립을 위해 관련법 개정 및 금융당국 설득과 전략적 투자자 모집 절차를 밟는다. 지역 산업은행으로 벤처기업 창업 활성화와 첨단기술 육성이 기대된다.

 본교 경제학과 이상훈 교수는 “지역은행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역 불균등 문제 해소를 지역 산업은행 설립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 남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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