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힙' 진화…새로운 매력 뽐내다

지난 8월, 0시 축제기간 대전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들(사진=이영채 기자)
지난 8월, 0시 축제기간 대전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들(사진=이영채 기자)

 

 한국의 전통시장은 젊은 층의 유입을 위해 현대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이 가진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상점과 놀거리를 제공해 더욱 활기찬 놀이터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힙스터’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주며 매력적인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현대화 사업 이후의 전통시장은 한결 청결하고 편리한 공간으로 서비스 개선도 함께 이루어졌다. 원산지 및 가격을 명확히 표시하고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상인회와 공동 협약을 맺어 청결하고 신뢰성 높은 전통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전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 A씨는 전통시장 방문 이유로 “SNS에 새로운 피드를 올리기 위해 방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전통시장 방문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다른 세대에 비해 이들은 전통시장 방문 빈도가 낮아 시장 본연의 매력과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계기엔 SNS의 영향이 컸다. A씨는 “SNS를 통해 특화시장을 쉽게 접할 수 있어 국내여행 시 부산 자갈치 시장과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곳은 꼭 방문하고자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SNS는 중요한 소통망과 기록의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전통시장 방문 관련 게시물은 16만 개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이유로 ▲저렴한 가격 ▲넉넉한 서비스 ▲대형마트나 유통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 ▲길거리 음식 ▲사람 구경 등을 꼽았다. 다양한 이유로 젊은 세대는 전통시장을 방문해 뉴트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충남 예산시장은 젊은 층의 고객 방문이 가장 많이 증가한 시장이다. 레트로한 감성이 돋보이는 예산시장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컨설팅한 맛집이 가장 유명하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년 동안 전통시장 15곳에서 발생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대비 934% 증가하며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서울 신당시장은 117%의 증가율을 보였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떡볶이 거리가 근처에 있는 신당시장은 먹거리·구경거리와 힙한 감성을 추구하는 가게들로 가득해 최근 ‘힙당동’이라 불리고 있다. 더불어 강원 강릉중앙시장은 전통음식과 신메뉴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MZ세대 고객이 70% 증가했다. 기존의 전통시장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추세였다. 편의점, 대형마트, TV홈쇼핑, 인터넷 쇼핑의 등장으로 신도시로 상권이 이동했다. 나아가 전통시장의 노후화된 시설과 주차장 부족 현상도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방문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정부는 2004년부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실시했다. 전통시장은 ▲시설현대화를 통한 깨끗이 정비된 시설과 주차장 건설 ▲경영 현대화 사업 추진 ▲전통시장 상품권 사용 확대로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 공간으로 변모했다.

 시민 B씨는 “젊은 층의 꾸준한 시장 방문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길이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통시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과 특산물, 공산품 등의 판로가 돼 지역경제에 기여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레트로한 감성을 적절하게 융합해 젊은 층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MZ세대 마케팅을 통한 새로운 시도의 바람이 불어 전통시장 살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채은, 남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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