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한남미디어센터장)
이주형(한남미디어센터 센터장)

 우리는 흔히 문화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문화생활이란 ‘문화를 충분히 이용하는 생활’을 말하며,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소속된 사회의 집단사고와 그에 따른 행동방식이 만들어낸 일정한 형식을 지닌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결과물로는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의 형식적 매체로 표현된 것을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그리고 언론을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이러한 결과물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고, 이를 경험하는 문화생활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화생활은 즐거움을 주기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기도 하는 등 개인의 성장을 촉매하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다. 책이나 음악회, 전시회,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이를 구매하거나 관람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간, 그리고 책을 사거나, 음악회, 전시회, 영화의 티켓을 구매하는데 사용하는 비용 등 우리는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그 댓가로 경험과 생각을 얻는다. 간혹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오늘은 이러한 문화생활의 시작으로 적절한 미술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리고 대전에서 미술을 즐기기 위해 방문할 만한 곳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싶다. 미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미술품을 전시하는 곳에 가야 한다. 그리고 전시를 진행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갤러리와 미술관을 말할 수 있다. 

 갤러리는 자신들의 안목을 통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찾아내고, 이를 홍보하고, 전시하고, 판매하여 작가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곳이다. 갤러리에 방문하면, 작가가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소설 읽듯이, 영화 보듯이 즐기면 된다. 대전에 대표적인 갤러리로는 도룡동에 있는 ‘아트센터쿠’, 대흥동에 위치한 ‘공간오십오’, 복합터미널에 위치한 ‘DTC 아트센터’ 등을 말할 수 있다. 물론 그 외에도 좋은 갤러리들이 대전에는 꽤 많으니,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간혹 예외가 있긴 하나, 갤러리들은 입장료가 없다. 

 미술관은 작품의 수집과 보존, 시민과의 공유를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해당 미술관이 속해 있는 지역 사회나 미술관 스스로의 거시적인 목표를 위해 모든 재원을 투자해 운영한다. 따라서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사회적, 문화적, 미술사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선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민간에서 경영하는 갤러리와 달리, 미술관은 지자체나 재단 같은 공적인 기관을 통해 운영되고, 제한적인 예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입장료가 있다. 하지만 이 입장료는 500원 정도로 저렴하다. 대전에 대표적인 미술관으로는 만년동에 있는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을 말할 수 있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신화가 된 화가들’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하는 ‘대전비엔날레’와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넥스트코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응노 미술관에서는 9월부터 ‘보쉬르센의 여름’전을 시작하며, 역시나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아트랩대전’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갤러리란 그리스에서 사람들이 대화하고 학습하며 거닐던 지붕이 있는 긴 복도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갤러리와 우리가 흔히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는 의미에서 부르는 뮤즈(Muse)들이 모인 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미술관(뮤지움)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한남인의 슬기로운 문화생활’ 의 실천으로, 이 공간들을 방문해보기를 제안한다. 이제 버스를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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