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갈등, 월평균 민원 지난해보다 상승

 ‘교통약자석’은 1980년 경로 우대를 강조하던 사회 분위기 속 ‘경로석’으로 시작해 30년간 명칭 변경을 거듭한 끝에 ‘교통약자석’이 됐다. 이 시작을 기억하면서 일부는 나이가 많은 사람을 위해 확보된 자리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의에 따라 모든 교통약자를 위한 자리로 여기는 의견도 존재하면서 갈등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1980년대는 경로 우대가 중요한 가치였다. 대중교통은 ‘경로석’, ‘노약자 지정석’, ‘노약자 보호석’ 등의 이름으로 자리를 마련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위해 확보된 자리라는 인식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경로석’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30년간 명칭 변경을 거듭했고 오늘날에는 ‘교통약자석’이라는 이름으로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약자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변화는 명칭이 바뀌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인식 격차는 갈등을 증가시키는 주된 원인이 됐다. 대체로 젊은 세대들은 현재의 정의에 따르는 한편,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교통약자석의 시작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교통약자석 갈등은 세대 갈등까지 이어진다.

 최근 교통약자석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교통약자석 민원은 월평균 14.9건으로 지난해 11.3건보다 증가했다. 여러 차례 갈등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고자 자신이 임산부이거나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교통약자석을 사용하지 않는다.

 본교 사회복지학과 권소일 교수는 교통약자석을 둘러싼 갈등 증가에 대해 “어르신을 위한 자리라는 인식이 주된 원인 중 하나이기에 모든 교통약자들이 교통약자석을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갈등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애인, 임산부와 같은 교통약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장애인 콜택시 확대도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교통약자석의 정의는 ‘노인, 장애인,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임산부, 환자와 부상자 등의 교통약자를 위한 자리’이다. 목적은 정의에서 언급하는 모든 교통약자를 배려하기 위함이다. 교통약자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사전적 정의에 가까워질 때, 교통약자석은 목적에 맞게 이용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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