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유행에 민감하다고 생각하는가? 어느 순간부터 올해의 아이템과 컬러 등에 신경쓰며 괜스레 소비하는 모습을 하지 않았던가.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를 기준으로 사회의 기대치나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긍정하며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나나랜드’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나나랜드’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타인의 시선이 뭐가 중요해?’

생소하게 느껴지는 나나랜드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영화 ‘라라랜드’ 이름에서 따온 표현이다. 라라랜드는 할리우드에 입성하길 원하는 배우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를 뜻하고, ‘나나랜드’는 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나홀로족들이 꿈꾸는 무대를 지칭한다. 나나랜드는 ‘나’와 ‘세상(Land)’이 합쳐져 나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삶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나랜드가 왜 트렌드로 떠올랐을까?

“엄마 친구 아들은 ~라더라.” 같은 잔소리와 “야, 이번에 00이는 유학갔대.”라는 두 문장에는 누군가와 비교하는 한국의 경쟁사회 특성이 드러나 있다. 이러한 특성이 큰 문제점이 되지는 않지만,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장단점을 판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여긴 ‘사회의 기준’, ‘타인의 시선’에 대해 얽매이는 것은 현시대에서 독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 버린 것이다. 이전에 ‘아싸’, ‘인싸’와 같이 사회의 기준에 맞춰 생긴 단어가 ‘나’라는 사람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처럼 나나랜드를 살아가는 나나랜더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꿔 나간다. 남보다는 ‘나’라는 존재, 자신이 바라본 사회가 더 중요하고 그런 자신의 기준으로 삶을 주도한다.

 

나에 대해 맞추자.

나나랜드가 트렌드가 된 이유는 사람들의 소비패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에는 잘 나가는 화장품과 상품에 더 관심을 가졌다면 이젠 아니다. 타인보다는 나에게 중점을 둬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기 시작했다. 쇼핑사이트 G9의 올해 2월 한 달간 판매량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몸매와 화려함을 강조하는 속옷과 깔창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편한함을 느낄 수 있는 속옷과 단화 등을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났다고 한다. 또 TV 프로그램과 광고, 패션 화보에도 일반인 모델을 사용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일반인 소비자에게는 연예인이 광고하는 상품이 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의 괴리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연예인보다는 일반인 모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런 트렌드에 맞춰 여러 기업에서는 각종 마케팅 사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맞춤 서비스 활동이다. 맞춤 서비스의 설명을 위해 두 기업의 사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기존 냉장고의 모습에서 벗어나 전자제품보다는 가구라고 보일 정도이다. 상하좌우의 색상을 원하는 색깔로 바꿀 수 있으며, 원하는 구역마다 온도도 변경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이렇게 소비자에 따라 원하는 기능과 색상을 고를 수 있는 점이 소비자에게 색다름으로 다가와 눈길을 끌고 있다.

두 번째는 ‘LG전자 고객자문단’이다. 자문단은 가전제품을 기획하고 컨셉과 디자인을 평가한다. 새로운 기술을 기존 제품에 적용하거나 가전을 기획하는데 소비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함으로써 여러 타기업과 차이점을 두고 있다. 자문단을 통해 제품 현실화된 것은 트롬 건조기와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이 있다. 이 제품들 중 특히 트롬 건조기는 “건조기가 세탁실이 아니더라도 집안 원하는 곳 어디든 설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고객의 바람을 현실화시켰다.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통해 옷감 손상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와 전기료에 대한 부담을 낮추며 건조기 열풍을 불러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나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패턴. 그리고 그 소비패턴에 따른 기업의 발 빠른 마케팅 활동은 더욱 확대하는 상황이다.

 

나를 찾습니다.

나와 맞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전에 자신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전문서적, 책, 기사 등을 찾아보는 것처럼 나다운 것을 찾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보문고 9월 종합 베스트셀러 50권 중 12권이 에세이일 정도로 에세이가 사람들의 독서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나’라는 소재로 자존심, 자신감과 관련된 에세이를 통해 공감과 위로, 조언 등 희망의 메시지를 얻고자 한다. 이는 사회의 시선에 연연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독서를 하면서 공감하고 위로받고자 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에세이 중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전하며, 작년부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에세이『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작가의 삶과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더불어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조언하며, 타인보다는 진정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도와준다. 그렇다면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쓴 김수현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 사회심리학과 관련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10대와 20대는 비슷한 틀 안에서 존재하잖아요. 물론 그 안에서 분화되긴 하지만 학생과 사회 초년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그런데 30대부터는 삶이 본격적으로 분화되는 것 같아요. 결혼을 하기도, 안하기도, 이혼을 하기도, 아이가 있기도, 없기도 하죠. 세상은 너무 쌀쌀맞고 친구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삶의 모습에서 차이가 벌어질 텐데. 나는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고민했어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든 초라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오만하고 냉담한 누군가로 변하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본격적인 어른살이 전에, 제 삶의 태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여겼어요. 그 고민이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라는 책의 방향이 되었고, 그 결론으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다짐이 되었답니다.

- 이 책을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자신이 지친 것도, 힘든 것도 잘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이요. 많은 분이 열심히 무언가를 쫓느라, 정작 자신이 힘들고 지친 걸 모르거든요. 근데 내가 방전돼버리면 아무 소용 없는 거거든요. 그런 분들이 읽고 스스로를 더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어요.

- 작가님이 생각하는 ‘나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책에서 이야기한 나다운 삶은 'personality(개성), 개성의 회복'과 관련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자신의 개성을 잃었기 때문에 남과 쉽게 비교하고 주눅 드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자신을 개별적 존재로 바라볼 수 있어야 겉모습에 따라 초라해지거나 오만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독자 분들이 있는 그대로의 개인, 나로 살아가시길 바라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셔야 하고요. ‘잘나든 못났든 이게 나야.’라고 생각되는 자기 자신을 찾고 비교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지실 겁니다.

- 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이루길 바라나요?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동안 에세이를 썼는데, 그 위로가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 보니 행복하지 않은 게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요. 책 에필로그에 당신이 조금은 자유로워졌기를 바란다고 썼는데요. 딱 그 마음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사람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당신으로 당당하게 살아도 된다고 말이죠. 책의 목표라고 처음에 나와 있는데 보통의 존재가 내가 아닌 것을 시기하지 않으며,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20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저의 20대를 돌이켜 보며 가장 큰 후회는 조바심이었어요. 마음이 급해서, 20대에는 빨리 성과를 내는 일들로 이력서를 채우는 데만 급급했죠. 그땐 얼마나 어리고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몰랐거든요. 나중에 지나고 보니,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괜찮더라고요. 그렇게 몇 달 만에 쌓은 성과들은 그리 튼튼하지 않더라고요. 지금 당장은 하고 싶은 일이 없어도 괜찮아요. 어차피 30대, 40대, 50대에도 진로에 대해 고민해요. 모든 걸 결정하려 하지 말고 실패했다고 주눅 들지 마세요. 성실하되 조바심내지 않는 것. 제가 가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책으로 느꼈던 작가의 따듯한 조언을 비롯해 나다움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작가는 20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당연하듯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사회의 기준에 따르는 것보다는 스스로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기성세대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변화하면서 삶의 방식도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어쩌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상과 삶에 대한 편견을 바꿔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획일화된 사회의 기준에,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간다면 공장에서 찍어내는 로봇에 불과하지 않을까?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나만의 기준을 세워 행복한 삶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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