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가 대전이 아닌 학생, 자취방 처분 생각 못 해

지난 1학기, 수시로 변경된 수업방식으로 일찌감치 자취 연장 결정

 남창우(정치언론국방학과18)씨는 대학에 입학해 하숙 생활을 하다 이듬해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자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해도 자취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는 원래부터 자취를 해오던 상태였고, 친구들도 대전에 있어 자취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취방을 처분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본가가 멀기도 했고 이미 개강한 상태라 그냥 살자는 생각이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3주마다 수업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그는 수업방식이 결정될 때마다 자취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았다“3주마다 수업방식을 결정한 것은 기간이 매우 짧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주라는 시간은 자취생들이 자취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기에 촉박한 시간이다. 이에 대해 섣불리 처분했다가 대면 수업으로 결정되면 또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며 수업방식에 대해 최소 한두 달 전에는 공지를 해줘야 자취생들도 앞으로의 자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1학기에 같이 자취했던 친구들, “대전 및 근접 지역이 본가면 모두 방을 뺐더라고요

 1학기에 같이 자취하던 친구 중에서 대전 근방에 본가가 있는 친구들은 모두 자취를 그만뒀다. 지금 자취하는 친구들은 모두 타지에서 온 친구들이다. 자취생들은 대면 수업이 하나라도 있으면 무조건 자취를 할 수밖에 없다. 집이 멀어 통학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온 친구들은 1학기에 방을 뺄 수 없었다. 그러나 전면 비대면으로 결정된 2학기에는 몇몇 친구가 자취를 그만두고 본가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방식 결정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3주마다 결정하는 것보단 한 번에 긴 기간을 결정해야 한다. 한 학기가 부담스러우면 중간고사를 볼 때까지 반 학기를 결정했어야 했다. 그래야 학생들이 자취 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다.

 대전 근방에 살다가 통학이 힘들어 자취방을 구했던 친구들도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결정되는 수업방식 때문에 당장 3주 뒤에 어떻게 될지 몰라 어떠한 결정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학기 초에 전면 비대면 강의로 결정했다면 나가지 않아도 될 돈이 나간 것이라며 그들은 1학기에는 자취방에서 생활했지만, 전면 비대면이 된 2학기부터는 모두 방을 뺐다고 말했다.

 

자취 생활 2년차. 하숙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3년차인 본교 재학생 남창우(정치언론국방학과18)씨는 수원에 본가를 둔 학생이다. 남들처럼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며 대면 수업을 들었던 그의 삶은 코로나19 이후 급변했다. (사진=한남대신문)
자취 생활 2년차. 하숙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3년차인 본교 재학생 남창우(정치언론국방학과18)씨는 수원에 본가를 둔 학생이다. 남들처럼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며 대면 수업을 들었던 그의 삶은 코로나19 이후 급변했다. (사진=한남대신문)

월세와 생활비 부담최대한 아껴 써야 해결

 대면 수업을 하지 않아 월세와 생활비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시간만 된다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보태고 싶지만, 수업을 듣고 과제도 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자취생들은 월세까지 내야 하기에 금전적 부담이 크다. 그는 자취를 그만둔 친구들도 본가에서도 들을 수 있는 강의를 굳이 자취하며 월세 부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며 고충을 털어놨다.

 방학 때는 시간이 있어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학기 중에는 부모님께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모자란 것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든 것도 있다. 그는 국가장학금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지원도 있어 생활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그렇지만 월세도 내고 생활비도 지출하려면 최대한 아껴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복지를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자취생들이 금전적으로 어려워도 학교에서 자취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년에는 등록금을 한시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자취생으로서가 아닌, 올해 비대면 수업을 들었던 학생으로서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 장학금이라고 10만 원을 지급했는데 그것은 매우 적다고 말한다. 1년 동안 학교의 시설을 사용하지 못했고, 비대면 수업으로 이뤄져 대면보다 수업의 질도 떨어졌다. 그는 아직도 ppt만 올려주거나 유튜브 영상을 올려주시는 교수님이 계신다이전과 같은 등록금을 내고 이런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교육의 질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 학생이 겪은 것처럼, 자취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도 한 번쯤은 귀 기울여 들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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